도가의 명맥, 정신개벽 운동으로 이어지다

앞 글에서 수화기제 감리교구(水火旣濟 坎离交姤)법으로 혜문을 열어 내 몸 속에 하나님 만나는 법을 밝혔다(朝上帝法). 이 수행법에서 동학의 후천 정신개벽 운동을 찾아볼 수 있다.

정신개벽 운동과 그 도맥

일찍이 최수운 신사는 유일 절대의 인격신을 신앙하는 서학에 반대하여 사람의 몸속에 하나님인 천주가 있으니 사람들에게 천주를 찾아 모시게 하는 동학을 창시 하였다. 동학은 유가·불가·도가의 가르침이다.

이 정신개벽 운동은 수운과 증산 소태산대종사로 이어지는 도맥이라 할 수 있다. 수운의 인내천 사상과 증산의 신명통일(神明統一) 상생해원(相生解寃) 천지공사(天地公事)와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상 신앙 수행문인 삼학팔조 사은사요로 제생의세하는 법이 후천 정신개벽의 도맥이라 본다. 이러한 도맥은 그 주문과 가르침에서 볼 수 있다.

수운과 주문

수운은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의 주문을 외우게 했다. 이 뜻은 '천주조화를 모시고 정정하여 영세토록 잊지 않으면 만사가 통하여 안다. 지극한 기운이 지금에 이르러 크게 내리기를 원합니다' 이다.

지극한 기운은 신령한 기운이다. 신령한 기운은 무극과 태극으로 일원상이며 정산종사는 이를 천지의 대성(大性)이라 하였다. 천지의 주인인 신령한 기운을 천주라 한 것이다. 신령한 기운은 천지와 만물과 사람에게 모두 있으니 이 신령한 기운이 내게 크게 내리게 하라는 것이다. 신령한 기운이 있으면 만사 만리가 통해져 알아진다는 것이다. 수운 신사는 신령한 기운이 내리게 하는 수행으로 수심정기 심화기화(守心正氣 心和氣和)하라 한다. 마음을 지켜 기운을 바르게 하여 마음을 조화하고 기운을 조화하라고 한다. 마음을 지켜 기운을 바르게 하는 법으로 정산종사는 좌선법으로 하게 했다(坐禪之法은 先正坐體하야(坐必盤坐) 無傾委不便之感然後에 調息下氣而注意於下丹田하야 守心而定하고 寂照不昧니 此內煉之法也).

조화(調和)는 고른다는 뜻이다. 바르게 하려면 반드시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몸을 고르고 숨을 고르고 기운을 내려 하단전에 머물러서 그 마음을 지키면 정정을 이룬다고 한다. 골라서 바르게 함으로써 지극한 기운이 내리게 됨을 의미하고 있다.

증산과 주문

증산의 신명통일 상생해원 천지공사도 그 주문 수행(太乙求苦天尊의 太乙呪 훔치훔치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아도래 훔리함리 사바하)에서 볼 수 있다. 증산은 수운의 주문을 그대로 쓰면서 '태을주'를 외우게 했다. 태을주는 훔치 주문이다. 훔치는 호흡법이다. 훔은 심장의 불기운을 내리는 소리, 치는 신장의 물 기운을 올리는 소리이다. 몸에 물 기운과 불기운을 골라 바르게 하면 태을인 천주에 합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로써 하나님(上帝) 만나는 법으로 삼았다 할 수 있다.

소태산대종사와 주문

소태산대종사 또한 대각을 하면서 우연히 솟아오르는 주문이 있다.

'우주신적기적기 시방신접기접기 일타동공일타래…십타동공십타래(宇宙神適氣適氣十方神接氣接氣 一陀同功一陀來…十陀同功十陀來)'이 주문은 우주 시방의 신령한 기운에 접하면 공을 이룬다는 의미로 본다.

정신개벽 운동과 인성개발 운동

지금에 이 정신개벽 운동을 되새겨 인류 모두에게 실행해 가게 해야 할 때가 왔다. 지난해 12월29일에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이조 오백년 동안 우리나라 신 유학자들은 무극 태극의 도를 앞세워 무극 태극의 수행으로 자유 평화 평등의 세상을 만들기에 온 힘을 다하였다. 이는 인간 조화 시대에 인성의 존엄과 인간 존중 시대를 여는 정신개벽운동이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성품을 진흥 시키는 위대한 정신개벽 운동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신유학의 대표적 가르침인 '태극도설'에서는 무극 태극을 인성이라 한다. 인성을 찾아 개발하는 것을 제일 중시하였다. 이러한 인성개발 운동은 인민을 근본으로 하는 민본 사상에 바탕 해 있다. 이 사상은 일재시대 한민족이 일본에 저항할 때 3·1 독립 운동을 하면서 모든 국민이 태극기를 들고 일어났던 사건과 상통하고 무극 태극의 무궁한 이치를 상징하는 무궁화 꽃을 국화로 지정한 것과 상통한다.

원불교와 인성교육진흥

인성의 존엄성과 인간의 존중함을 서로 일깨우는 인성교육을 한국의 선지자들은 깊은 자기 수행으로 실천하고 가르쳐 왔다. 인성을 기르는 수행은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운동이다.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이다. 몸을 건강하게 하고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법이 바로 내정정 외정정의 삼학병진 수행법이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자주 협동 배려 등이다. 삼학팔조 사은사요 실천운동은 일원상인 인성에 합일하고 이를 실천하는 운동이다. 삼학팔조로 참다운 인성을 밝혀 마음의 자유를 얻고 사은사요의 감사 보은과 평등 생활로 자유·평화·평등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인성교육이 날로 진흥 발전되기를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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