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당 화요마음공부방 공부인들이 각자의 감각감상과 심신작용처리건을 담은 원빛골사람들 책자를 들고 정진을 다짐했다.

눈 밝고 귀 밝은 원빛골 사람들 이야기

 

'이 염불의 인연으로 삼계업장이 소멸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대산종사 염불십송으로 시작하는 광주교당 화요마음공부방. 3일, 역대 교감교무들의 사진이 진열돼 있는 교화단실에서는 15명의 공부인들이 '법 높은 스승과 함께 공부한다'는 심경으로 한주간의 공부담을 풀어내고 있었다.

살아있는 교리공부의 장
화요공부방의 모체는 일요예회에 참석하지 못한 교도들을 위해 마련된 화요법회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설교 위주보다는 교리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교도들의 요청에 〈정전〉, 〈대종경〉을 중심으로 회화와 의두, 문답감정 형식으로 전환했다.

이덕윤 교무는 "80세를 훌쩍 넘긴 어르신들이 정기일기를 매월 빠짐없이 제출하고 있어 공부인의 저력이 위대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사람마다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즐겨하고 좋아하는 것에 따라 택하는 길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길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소태산대종사의 교법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우리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모임에 빠지지 않고 정진하는 교도들을 격려했다.

오후 7시~8시30분까지 진솔한 법담이 오가는 가운데 화요공부방은 교당 원로교도부터 신입교도까지 법정을 나누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교당은 교화단 마음공부가 활성화되어 있어 동지 상호간 소통이 돈독한 가운데 '생활 속 경계이야기'로 살아있는 교리공부에 대한 열망이 크다. 또한 교무진들의 맛깔나는 감정은 추임새가 되어 공부의 흥을 돋운다.

방장인 장형식 교도는 '나의 원 100년'을 소개하며 "아직도 30계문 중 몇 가지 지키기 어려운 조항이 있다"며 "엄중한 진리 앞에 기도를 올리며 마음에 결단을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지난해 말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을 서원했다. 내생에 출가를 서원한 사람으로서 죄업의 무거움을 알고 최선을 다해 금생의 교훈을 지켜내고자 한다"고 문열이에 나섰다.

입교한 지 3개월이 지난 채정안 교도는 "여럿이 모이면 주로 듣기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해보고 있어 변화된 내 모습이 두근거리면서도 새롭다"며 "서투르고 두서없지만 경전과 대조해볼 수 있어 항상 깨달음을 얻게 된다. 최근 가족교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말해 함께하는 공부의 재미가 커나가고 있음을 전했다.

의심건 해결하는 기쁨, 서원으로 하나 돼
현재 화요공부방은 천도품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당 법문을 봉독한 후 각자 연마해온 감상과 의문을 꺼내 놓고 회화와 경청의 시간으로 기쁨을 더한다. 그래서인지 어느덧 회원 2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년3개월 동안 무결석을 실천하고 있는 박성은 교도는 "교전공부는 제과업체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나도 모르게 쌓아왔던 탐진치를 토해 내게 했다"며 "도반들 앞에 꼭 지키겠다는 다짐까지 하게 되니 이것이 곧 자타력 병진공부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내의 신앙생활에 감명을 받았고, 법회에 함께 다니는 것이 평생 소원이라는 아내의 간절한 원에 '3개월을 먼저 다녀보고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법회도 좋았지만 화요공부방이 교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현수 교도의 감각감상인 '왕따'는 단연 인기가 높았다. 가끔 한번씩 놀러가는 노인정에서 벌어진 일화를 그는 "노인들이 말다툼을 하고 왕따를 시키는 것을 보며 계문 중 '아만심을 내지 말며', '진심과 치심을 내지말자'는 조목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왕따를 당한 노인을 바라보니 젊어서 한 성질 한 것 같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해 결국 왕따를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다. 자신의 심신작용과 취사에 신중을 기해서 남에게 존경 받는 어른은 못되더라도 손가락질 받는 노인이 되지 않도록 다짐했다"며 습관의 병을 경계했다.

전 교도의 공부담 엮은 '원빛골 사람들'
광주교당은 매달 정기일기를 제출하는 교도가 60여명에 이른다. 특히 80~90세의 연로한 어르신들이 더 적극적이다. 1인당 2편이상 제출한 일기와 강연, 시, 설교 등을 엮어 1월25일 '원빛골 사람들' 3번째 이야기 발간봉정 법회를 올렸다.

편집을 맡은 허종욱 교도는 "국어교사를 하고 있어 이런 과중한 책임을 맡은 것 같다"며 "시일이 촉박해 만전을 기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비록 맞춤법이 틀리고 오자가 있어도 청정일념으로 수도생활하는 교도들의 아름다운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책을 엮는 내내 모두 다 진급하기를 서원했다"고 말했다. 그 또한 화요공부방 모범선객이다.

이정택 광주교당 교감은 "'세 살 버릇 여든간다'는 말이 있듯이 3회를 맞는 신앙·수행담이 80년을 지속한다고 생각하면 위대한 역사를 열어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매주 화요일 문답·감정·해오의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을 실천하는 광주교당. 눈 밝고 귀 밝은 원빛골 사람들이라 자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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