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몸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니 마음도 힘들다고 한다. '열정적 서원도 사그라지고 있다'는 재가 출가교도들을 만났다. '원불교 100년인데, 좀 더 열정을 가져야지 지금 상황으론 안 된다'고 열을 내는 사람도 만났다.

외딴 곳에 근무하는 40대 교무가 50대 교무에게 물었다. "좀 더 활동적인 곳으로 인사이동을 하려고 하는데, 대도시의 교화분위기는 어떤가요." 선배 교무는 흔히 하는 말로 응답했다. "도진개진이다. 마음 편하면 그냥 그곳에서 실속 있는 교화를 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여기나 저기나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꽃을 피우라는 의미다.

사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교화현장도 계획했던 것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곤 한다. 사회 전반의 변화에 따른 교화 패러다임을 가져와야 하는데 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

우리는 한때 경영학과 마케팅 용어인 스와트(SWOT)분석에 열광했었다.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의 요소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역량인 강점(S)과 약점(W), 외부환경인 기회(O)와 위협(T)을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죽이고, 기회를 활용하고 위협을 억제해 전략적인 방안을 도출해 내는 것이 목적이다.

교당 교화의 주역인 교무들을 위협하는 것은 무엇인가? 건강, 서원의 약화, 빠른 사회 환경의 변화, 구성원간의 갈등, 경제 여건의 미흡 등이라고 유추해 본다. 이와 반대로 기회의 요소는 무엇일까? 마음공부, 인성교육 진흥법의 통과, 작지만 실속있는 교단의 이미지, 종교간 화합을 주장하는 교단, 복지활동의 활성화 등으로 정리해 본다.

우리 교당(기관)의 강점과 약점도 유추해 보고, 나의 강점과 약점도 분석해 보자. 그 결과 긍정적인 점 즉 강점과 기회는 살리고, 부정적인 점인 약점과 위협은 억제하는 교화(사업)전략을 수립해 가야 한다.

최근 천심회와 원불교여성회 행사를 취재하며 느낀 점은 '단체들의 꾸준한 약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나와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외부에 있지 않다. 내부에 적이 있었고, 우리는 늘 적과의 동업을 기꺼이 행하고 있다.

모든 시비이해가 각자 마음에서 비롯되듯, 자신과 우리 단체를 위협하는 것 역시도 마찬가지다. 요즘 박근혜 정부의 새총리 내정자를 두고 왈가왈부한다. 군림하려는 리더는 결국 외면당하고 만다. 그 어떤 순간에도 적극적 경청과 소통만이 강점이 되고 기회가 되어 위협의 요소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성원 간 사리연구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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