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언론에서 정부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자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일의 효율화를 위해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에서 비롯된 이야기다.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큰 목표를 효과적으로 성취하자는 주장은 지금도 설득력이 있다. 현대는 경쟁으로만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경쟁의 힘이 크다면 그만큼 협력의 힘도 큰 것이 사실이다. 협력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칸막이를 걷어낼 때 가능하다.

어느새 원기100년을 맞았다. 교단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각 부서별 고유 업무와 함께 원100성업의 특별사업도 추진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서로를 북돋아주고 격려하며 협력해 주는 것이다. 각자도생보다는 공동성장을 모색할 때다.

그동안 중앙총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TF팀을 꾸려 운영해 왔다. 각 부서 및 관련 부서에서 선발된 직원들이 임시로 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퇴임 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TF' 또는 '원불교TV 추진을 위한 TF' 등 한 부서로 해결할 수 없는 분야를 협력으로 돌파해 왔다. 현안과제 해결을 위해 2~4개의 부서가 협력하는 모양새였다. '퇴임 후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한 TF'의 경우는 기획실, 공익부, 총무부, 교화훈련부의 실무 담당자들이 참여했고, 여기에 현장의 교무와 퇴임 대상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거쳐 새로운 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부서 간 칸막이를 걷어낸 결과 인재 풀(POOL)이 다양해져 좋은 정책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최근 서울교구는 교화구조 개선을 통해 서울교화의 큰 틀을 바꾸고 있다. 교당 간 통폐합에 교당 교무를 비롯 교도들이 합력해 새로운 교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내 교당만을 위한 교화가 아니라 서울교화 활성화라는 비전을 보고 서로의 칸막이를 걷어낸 결과다.

지난해 12월에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해 곧 실행을 앞두고 있다. 교단에서는 교화성장의 기회로 알고 고무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 듯하다. 아직 윤곽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수 없다는 것도 한 이유지만, 교단 내부적으로 정리가 안 된 부분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학제, 행정적인 통섭(統攝,Consilience)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칸막이를 걷어내고 서로 넘나들 때 교단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자기 것만을 주장하다가 새로운 기회를 놓쳐 주저앉을 수 있다. 교단의 언론분야를 비롯해 복지, 교육, 산업뿐 아니라 교화계에서도 칸막이를 걷어내 협력의 힘을 발휘하자. 다양하고 과감한 협력을 통해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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