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인간다운 삶과 자유 느끼게 해
성지순례 영원히 잊을 수 없어
 
원불교 종교·문화답사를 다녀온 나의 소감은 한마디로 "감사합니다. 정말 행복합니다"로 표현된다. 이것이 2박3일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솔직한 마음이자, 감상이다.

내 나이 이제 칠순을 넘어 여든을 바라보고 있다. 검은 머리가 모두 희어지고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든 고향 이북 땅과 결별하고 살기 좋은 남한을 선택했다. 이곳에 와서 체험한 이번 답사는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소감을 얻었고, 이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감탄사 외에 달리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내가 남한 땅을 찾아온 지도 7~8년 세월이 흘렀다. 시간이 가고 세월이 흘러갈수록 더더욱 감격스럽게 느끼는 것이 있다. 지난날 60여 년의 이북생활은 굉장히 고달팠다. 인간 이하의 멸시, 그 어떤 자유도 누릴 수 없었던 삶의 연속이었다. 그런 생활 속에 살아온 내게 남한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인간다운 삶, 자유와 문화적인 향락, 말 그대로 지상낙원에서의 삶을 느끼게 해주었다.

특히 7~8년간 정부와 사회단체, 봉사단 등에서 하는 문화탐방, 여행 등 다채로운 행사에 참가해 왔지만, 이번에 참여한 원불교의 종교·문화유적지 탐방(2박3일)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그야말로 행복을 마음껏 누려본 기쁨의 나날이었다.

원불교 오정교당 이경환 교무님의 따스한 정과 인자한 성품, 경인교구 여성회원님들의 정성과 보살핌으로 우리는 모든 일정마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다.

2박3일간 따뜻하게 보살펴 준 그 마음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되고, 내 삶의 큰 행복이 되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행복이 클수록 안타까운 마음도 커졌다. 나는 이렇게 감사하고 행복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멀리 이북에 있는 동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절로 났다. '통일이 되면 인간다운 행복을 함께 누릴 텐데'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그 아쉽고 아픈 마음을 담아 통일을 염원하는 시 한 편을 적어 본다.

세계의 선량한 사람들이여/ 지도를 펼쳐보라/ 그리고 한반도를 보라/ 분단 70년/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 이렇게 살고 있는가?/ 우리는 하나다/ 민족도 하나다/ 언어도 하나다/ 칠천만은 통일을 간절히 염원하나니/ 사람들이여!/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와 마음을 함께하고/ 북녘의 인민들이 고통과 압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 나서라/ 아! 통일이여!/ 기어이 기어이 오리라.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차창 밖을 내다보니, 서울에서 여수까지 오직 이북에 비길 데 없는 남한의 발전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하늘 아래 지상천국, 살기 좋은 세상이구나! 사람들마다 정답고 다정해 보였다. 정말 고맙고 그 베풀어 준 정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원불교 관계자 분들과 이경환 교무님,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면서 빠진 곳 없이 늘 살펴준 여성회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인사를 올린다.

통일된 그날. 나는 이번에 우리와 함께한 분들을 모시고 금강산, 백두산, 이북의 그 어느 곳에라도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새해에도 우리 새터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게 기원해 주고, 은혜로운 행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기대하면서 감사함을 다 표현하지 못한 나의 글을 마칠까 한다.

모두 행복하길 기원하며, 원불교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염원한다.

(이후 황정찬 씨는 원불교에 입교해 딸과 사위, 손주 등 가족들과 함께 1월부터 동탄교당 창립인연으로 법회에 참여하고 있다.)

<새터민·동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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