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숨결 〈정전〉

원만구족은 우주 근원이자 사람의 본래 마음
지공무사, 지극히 공변 됨에 이기적인 것이 없다는 것


'이 원상의 진리를 깨달으면, 원만구족한 것이며 지공무사한 것인 줄을 알리로다.'

'일원상의 수행'에서도 '일원상 법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일원상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다고 했다. 진리가 존재하는 모습이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하다는 이야기다. 진리의 근본이나 전체의 있는 모습을 보니 원만구족하고, 진리가 나타나 움직이는 것으로 보니 지공무사하다.

원만구족(圓滿具足)은 모자람없이 두루 갖추었다는 의미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나타난 모습같으나, 실은 본질적인 것이다. 우주의 근원이자 사람의 본래 마음을 일컫는다. 우주와 만물의 근원을 생각하면 물질이란 것마저 없다. 나무 하나의 성분을 쪼개고 쪼개서 들어가 보면 나무의 성질마저 없이 비었다. 어떤 물건들도 매한가지다. 인간의 마음도 추구해 들어가 보면 모양이나 색깔 그리고 냄새도 없다.

끝없이 추구해 들어가도 없던 그곳에 우주가 들었고 세상이 들었고 만물이 들었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도 들었다. 들지 않은 것이 없다. 그래서 진리가 하나다. 하지만 발하기 이전이라 그 원리를 모르면 없다고만 하지 모자람 없이 두루 갖추었는 것을 모른다. 진리에 철든 사람은 이것을 알지만 말이다.

지공무사(至公無私)는 지극히 공변 됨에 이르러 이기적인 것이 없다는 의미다. 우주와 만물은 하나의 입체적인 덩어리이자 유기체를 이룬 하나의 살림이다. 우주 어느 한 곳에 손실이 생기면 모든 우주가 움직여 손실을 메운다. 때로는 우주를 살리려고 어느 한 곳을 버리기도 한다.

메우고 버린다 하여도 우주를 위해서 그런다. 그래서 세상은 하나이고 인류도 하나다.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간도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세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간은 우주 만물과 달리 자유의지가 있는 동물이다. 인간은 우주의 세포로서 맡은 역할이 있지만 자유 영혼을 지닌 영적 존재로 우주를 움직일 수도 있다. 물론 우주의 역할을 뚫고 나가는 영적인 맑음과 지혜 그리고 의지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인간의 대다수는 우주의 세포인 동물로 살아가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우주의 흐름에 따라 노니는 것이 강물 위에 작은 배 띄워 노젓듯 살아간다. 그러나 마음에 우주를 품어 하나가 되는 사람은 마음을 우주에 던져 큰 삶의 파문을 만들 듯 우주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진리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함을 대체로 이해하리라 본다. 그럼 진리에 철든 사람일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철든 정도가 되려면 이해된 것이 가슴으로 내려와서 꿈에서도 그려져야 하고, 나아가 온몸으로 전해져 내려와 세포 하나하나에 전해져서 나의 의식이 되고 삶이 되어야 한다. 그 삶의 모습이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함이다.

<성주삼동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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