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말이나,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단어가 된 신조어. 신조어가 생겨나는 원인은 전에 없던 개념이나 사물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표현하던 말들의 표현력이 감소되었을 때, 그것을 보강하거나 신선한 새 말로 바꾸고자 하는 대중적 욕구에 의한 것도 있다.

지난해는 경제가 침체되면서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반영한 신조어들이 쏟아졌다. 낮은 몸값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낮은 급여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 표현인 '이케아 세대'는 최근에는 국내에 진출한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를 빗대어 생겨난 신조어다. 청년들이 등록금 대출을 받았으나 취업이 늦어져 빚을 갚지 못해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된다는 '청년실신'과 인문대 졸업생 90%가 논다는 뜻의 '인구론', 31세까지 취업 못하면 길이 막힌다는 '삼일절',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 장기간 미 취업자의 '장미족'의 탄생은 2014년 불안했던 청년 고용시장의 모습을 꼬집는 거대한 풍자이자 비판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는 부조리한 관행, 권위에 문제를 제기하며 만들어진 용어가 등장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과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말해 주는 듯한 관피아(관료+마피아), 정피아(정치+마피아), 교피아(교육 관료+마피아)등 마피아가 사회의 모든 곳에 접미사처럼 붙었으며, 부조리한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40~50대 주부를 가리키는 '앵그리 맘(angry mom)'도 화제였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가 활성화 되면서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10·20대 사이의 줄임말 '신조어'도 나타났다. '프사'는 스마트폰 메신저에 이름과 함께 뜨는 '프로필 사진'의 줄임말이며, '갠소'는 공개하지 말고 '개인소장' 하자는 의미다.

또한 매우 재미있다는 뜻의 '꿀잼'과 재미없다는 뜻의 '노잼', 여기에 강조하는 의미의 '핵'을 붙여 '핵노잼'이라는 신조어도 자주 쓰인다. 신조어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변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신조어들만 봐도 그 사회의 변화 방향, 사회 이슈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갑오년을 풍미했던 신조어들은 10대와 일부 누리꾼 중심의 뒤틀어서 표현한 외계어와 줄임말 외에도, 3포세대와 세월호 참사 등의 영향으로 어두운 부분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어는 의미전달만 하는 게 아니라 교류·재미·오락적 기능도 있다"며 "신조어나 줄임말을 사용하면 언어생활이 재밌어지고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면서 창의성이 늘어난다"고 의견을 전했다. 2015년,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신조어들이 많이 탄생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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