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집심,'경계찾기' 큰 도움
마음공부로 변화와 열기 이끌어
학교마다 '마음공부 교화단' 염원
공교육 혁신은 마음공부로 가능
학생인성교육 중심에 서야할 때

교사로 봉직하면서 논문을 써야 할 때가 있었다.

스스로 다짐하기를 '학위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자'는 서원을 세웠다. 그 덕분에 원기91년에 원경고등학교 박영훈 교사로부터 마음공부에 대해 듣게 됐다.

그리고 서면교당 정인선 단장과 지중한 인연을 맺으며 원불교와의 만남을 시작했다. 나는 마음공부를 하면서 나와 직장, 가족의 많은 문제들을 하나둘 해결해 갈 수 있었다.

1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마음공부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내가 먼저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학교에서 윤리과목을 맡은 관계로 수행평가를 통해 250명의 학생들의 일기를 문답 감정했다.

건강상 문제도 생겼지만 원기91~92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한 경계 찾기 공부가 내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의 변화는 물론 이를 지켜본 교사들에게도 마음공부방이 확산돼 부산에만 5개가 더 개설될 만큼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함께 공부하는 교사들은 원불교 교도는 아니지만 마음공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대단했다. 종교를 떠나 마음공부 원리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인성교육진흥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앞으로 학교 현장에 어떠한 방식의 인성교육이 펼쳐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원불교 마음공부가 그 중심에 서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 갈 수 있게 준비할 뿐이다. 마음공부방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30여 명의 교사들이 그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지난해 11월에 만덕산훈련을 나며 개인적으로 큰 변화를 가졌다. 양제승 원로교무의 일원상진리와 무시선법 강의가 내 마음의 세계를 한층 더 깊이 체험하게 해 주었다. 그것은 가슴 벅찬 뜨거움이었다.

그래서 함께 훈련에 참석한 도반들과 100일간 100배를 올리자는 '만덕산 결의'도 했다.

'지금 무엇이 들어서 보는가?',

'무엇이 들어서 듣는가?'

법신불 전 헌배를 올리면서 〈대종경〉 성리품 1장부터 31장까지의 법문이 환하게 새겨졌다.

〈대종경〉 성리품 14장에 보면 대종사께서 문정규 선진에게 "벽에 걸린 저 달마대사의 영상을 능히 걸릴 수 있겠는가" 하고 묻는다. 그러자 문정규 선진이 일어나 직접 걸었다. 이에 대종사께서 "그것은 정규가 걷는 것이니, 어찌 달마의 화상을 걸렸다 하겠는가" 하니, "동천에서 오는 기러기 남천으로 갑니다"라는 대목이 환한 빛으로 드러났다.

'정규가 걷는 것이나 달마가 걷는 것이나 그저 걷는 것이다. 정규도 없고 달마도 없고 동천도 없고 남천도 없다. 무엇이 걷고 무엇이 듣는가? 무엇이라는 것이 본래 없는 것이다. 그것이 분별성과 주착심이 아닌가', '아, 이렇게 이해가 되는 구나' 하는 기쁨에 흥분이 되었다. 10년간 집심공부를 했던 것이 조금씩 열려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나에게 이렇게 큰 변화를 준 교단에 뭔가 보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마음공부 교화단'을 교당뿐만 아니라 근무하는 직장에서 꼭 만들어보고 싶다. 학교를 이동할 때마다 13명씩 '마음짱' 동아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마음짱' 동아리를 30개 정도 만들 예정이다. 공교육을 살릴 수 있는 길은 마음공부라야 가능함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원기100년을 기점으로 나에게는 '소태산대종사의 〈정전〉이 내 마음속에 있다'는 생생한 경험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정말 바쁘다.

올해 〈원불교신문〉 신년호에서 본 박은국 원로교무의 법문 말씀이 전율로 느껴진다.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떠 봐. 눈을 감았을 때는 둥근 일원상 부처님을 떠올려. 그러면 눈을 떴을 때, 친구가 예쁘게 보일 거야."

눈 한 번 감고 눈 한 번 뜨는 수행 공덕을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저런 경지의 공부심을 발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박은국 원로교무의 삶을 그대로 닮아가고자 서원해 본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교사나 교도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범상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마음공부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또한 종교는 다르지만 마음공부라는 원리에 감동받아 각자 맡은 곳에서 공부방을 열어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그들의 열정에 오히려 내가 배우게 된다.

<서면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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