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간 주말이 가까이 오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제 막 창립한 학생법회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2월부터 안양지구 내 몇 교당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법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법회가 없어서, 아이들이 점점 교당과 멀어진다는 부모님들의 요청으로 법회를 시작했고, 이왕 시작한 것 지구단위 청소년법회를 멋지고 신나게 해보자는 마음이었죠. 몇 명이나 올까 하는 걱정에, 그래도 최소한 15명은 넘지 않을까? 하며 학생들이 마구 모이는 행복한 상상도 했습니다.

창립법회 날 현수막 걸고, 간식도 엄청 준비하고, 감귤도 한 박스나 사놓고, 부모님, 교도님들도 초청했습니다. 그날 법회 시간 4시에 시작도 못했고, 30분이나 지나 도착한 학생들까지 8명이 법회를 봤습니다.

처음이니까 아직 잘 몰라서, 갈수록 많아지겠지 했습니다. 그 다음 주에는 2명이 줄어서 6명이 왔습니다. 이제 다음 주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더 숫자가 적어지면 어쩌지, 개학하면 아이들이 더 바빠질 텐데 하는 마음에서 조바심이 나고, 배가 살살 아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학생법회 출석수에 매달려 단촉하고 편협해진 제 마음을 보았습니다(〈정전〉 삼학 사리연구의 목적). 제 마음은 내가 어떻게 해볼려는 마음에서 아는 지식으로 숫자를 불려봐야지, 멋지게 보여줘야지 하는 욕심이었습니다. 법신불 사은의 진리를 믿도록 하고, 대종사님의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대종경〉 수행품 22장)으로 인도하려는 법맥(法脈), 신맥(信脈)이 빠져 있었습니다.

법신불 사은께 사죄의 기도(〈정전〉 심고와 기도)를 올렸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학생법회에 오는 우리 청소년들을 대종사의 교법으로 안내하고 법신불 사은의 진리를 깨달아 자신을 위한 마음공부, 삶을 위한 수행으로 인도하겠다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청소년 교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그 결과, 숫자가 반드시 불어나야 한다고 집착하면 매주 청소년법회는 괴로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매주 토요일 분류심사원법회, 학생법회를 봅니다. 일요일에는 어린이법회, 청년법회를 봅니다. 어렵고 힘든 청소년교화 현장에서 울고 웃으며 때때로 허공에 삽질도 하고, 숫자에 매달리기도 하는 모든 청소년 교화자들의 마음과 만나졌습니다.

'이번 주는 몇 명이나 올까'하는 숫자놀이 마음과 '숫자가 중요한가 질적 교화를 해야지' 하는 두 가지 마음이 다 지금 이 순간의 사실적인 내 마음입니다.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양면성 마음을 모두 공부하는 게 살아있는 마음공부입니다.

<과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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