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이 오는 7월21일 시행될 예정이다. 마음공부 중요성을 널리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편으론 인성이란 주제에 대해 일반인들이 너무 단편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염려가 들기도 한다.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갖지 못한 것은 옛날 전통적 환경과는 달리 경쟁적 입시위주 교육이나 핵가족화, 황금만능주의 등 사회나 환경적 요인과도 관련이 깊다.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환경에 대해 기성세대들이 소홀하다가 윤일병 사건이나 학교폭력, 자살 등 사회도덕적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면 인성교육 문제를 들고 나온다. 마치 인스턴트처럼 '인성교육'을 새삼 강조하고 법제화까지 서둘러 만들어 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해라'는 속담처럼 기성세대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고치는 것보다는,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가르침으로써 여기까지 만들어낸 참담한 부조리의 책임과 대가를 모면하려고 하는 또 하나의 꼼수로 보이기까지 한다.

인성교육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잘 꿰어야하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인성을 교육시키는 데 있어 어른들의 자각과 솔선수범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으로 떠나야 하는 젊은 미군 장병들과 부모들의 송별행사에서 연설한 어느 미 장군의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우리는 정의를 위해 전쟁을 하러 갑니다. 생명을 걸고 싸워야 하는 일임으로 여기에 있는 모든 장병이 살아돌아올 것이라 약속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전장 속에서 저희들이 가장 먼저 들어가고, 제일 나중에 나올 것이라는 것을 약속 드리겠습니다"고 말해 젊은 장병들과 부모들에게 용기와 자긍심을 일깨워줬다.

중요한 리더십이기도 한 솔선수범은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변화를 수용하고 이끌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소태산대종사는 "십대제자가 부처님의 법문을 가장 먼저 받들어 솔선 실행함으로 천 이백 대중이 그것을 보고 깨달아 차차 교화의 힘을 입었고", "바위 속 금을 내가 먼저 채굴하여 사용하다 보면 다른 이가 그 연유를 물어 직접 실행에 나선다"고 말씀했다. 솔선수범이 교화의 원리이자 핵심임을 강조한 것이다.

인성교육이란 무엇인가.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면 우리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다. 인성교육은 단순한 지식전달 교육이 아니라, 나 역시 변화될 때까지 함께 온몸으로 몸부림쳐야 하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교육법임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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