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고 소외된 사람에게 행복 장만해 줘요"

종이조형 미술치료에 접목
상담치료에 교법 활용
속깊은 마음공부로 기도 정성상 수상

종이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사)한국종이접기협회 서경혜 경주지회장(56·법명 용희). 꽃샘추위가 기세를 부리던 날 경주교당에서 그를 만났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큰 아이 유치원 자모회에서 접한 종이접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소 근육 운동과 집중력향상에 좋은 종이접기를 자녀들과 시행했다. 종이접기 마스터(국가공인)를 비롯해 닥종이인형, 북 아트, 지승공예, 골판지공예, 한지공예 등 종이조형과 관련된 자격증 취득과 최고과정을 모두 밟았다. 꾸준한 활동으로 사)한국종이접기협회 경주지회장을 맡게 됐다.

"종이접기는 자녀교육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손으로 하는 활동에 자신감이 있으니 자녀들이 다른 공부와 분야에도 집중력과 끈기를 가지고 임했어요.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까 하여 배운 종이접기가 전문적인 직업으로 발전이 됐지요"

그는 자녀들과 경주 노인요양시설 천우자애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종이접기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쳤고,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2000년도에 그가 지도한 종이접기 회원들과 자녀들이 시행한 결식아동돕기 전시회는 의미와 보람이 컸다.

당시 종이접기로 완성한 작품 판매로 마련한 400만원을 경주시 교육청에 기부했다. 그와 함께 종이접기 봉사를 실천해 온 자녀들은 엄마처럼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동경했다.

첫째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미국 뉴욕가정상담소에서 근무하고 있고, 둘째도 약자를 돌보고 싶다는 바람으로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종이접기 지도자로 활동하던 때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종이접기를 지도하면 집중력과 학업 향상 등의 좋은 효과를 얻는데 몇몇 아이들은 집중을 못하고 산만했습니다. 그래서 미술치료 석사와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게 됐습니다"

사)한국종이접기협회 경주지회장을 역임하면서 그는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치료 석사학위를 마치고, 종이조형을 미술치료에 접목했다. 사)한국종이접기협회 평생교육원에서 노인종이조형 미술심리지도사 자격증 과정을 개설했고, 그의 이름을 건 미술치료연구소장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현재 청소년대상 종이조형 미술치료 박사 본 논문을 진행 중이다.

"종이조형활동 미술치료는 의학적 가치로는 생각하며 손끝을 사용하기 때문에 뇌의 신경세포가 발달합니다. 창조적 의지와 능력을 자극해서 촉진시키기 때문에 노인, 신체장애자, 정신장애자에게 치료효과가 있고, 일반 아동, 청소년의 심리적 안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대뇌생리학자들은 손을 외부로 나타난 뇌라고 여기며, 손을 정교하게 사용하는 것은 손가락의 정치(精緻)한 기능이 뇌를 자극해서, 두뇌운동의 활성화와 개발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미술치료사로서 그는 상담현장에서 만난 마음 아픈 사람들과 소외된 사람들을 교법정신으로 지도해 행복으로 이끌고 있다. 교도와 일반인들까지 그와 상담을 통해 안정을 찾았다.

"내 정체성이 원불교인이라 상담 시 대종사님 법을 많이 적용합니다. 교도로서 상담에 임하니 세상에 감사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상담현장에 있다는 것은 한사람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기에 내가 먼저 수행이 되어 있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언제나 〈정전〉, 〈대종경〉을 참조해서 상담을 하고 있는 그다. 일원가정에서 자란 그는 경주교당 학생회 출신 김성민 교도와 결혼했다. 김 교도는 교도회장으로 그는 부회장을 맡아 부부가 교단과 교당의 교화발전을 위해 합력하고 있다. 원기97년에 결재한 1500일 기도시행은 물론, 매일 기도일지를 빠지지 않고 적어 지난해 그는 '속 깊은 마음공부' 기도부분에서 '정성상'을, 원기98년에는 대구경북교구교화프로그램 공모에서 '성공적인 신앙생활을 돕는 종이조형 힐링 프로그램'이 선정돼 교도들에게 프로그램을 시행, 교화에 활력을 더했다. 성업단 단장인 그는 단원들과 장애인복지관, 수요 기도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매달 열리는 벼룩시장에 종이조형 체험전을 열어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참여하고, 올해는 교당봉공회의 후원으로 교도들과 천우자애원에 종이접기 봉사를 나간다. 자신의 재능을 교화에 활용하고 싶은 그는 종이접기의 인연으로 만난 사람을 교당으로 이끌고 있다. 그의 강의를 듣는 회원 중 입교시키고 싶은 제자가 있으면 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친밀감을 쌓는다.

원기105년은 경주교당 50주년이 된다. 그는 경주교당 학생회 출신이 교당과 다시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만남을 갖는 등 교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예전에는 신입교도를 교당으로 이끌고 교도로 정착을 시키지 못했을 때, 연원자로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이제는 원불교 교법과 인연을 걸어주면, 그들이 언젠가 다시 교당으로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교화에 최선을 다합니다"

바쁜 일정에도 차분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해 준 그에게 교단에 대한 열정과 공부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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