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총부 교정원이 익산에서 서울로 옮겨진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지상 12층, 지하 4~5층 규모의 '원불교100년기념관(가칭)'을 짓는다. 2017년에 완공되면 이듬해부터 종법사는 익산성지에, 교정원장은 서울에 머무는 체제를 꾸리려 한다"고 밝혔다.

원기100년을 계기로 원불교의 교화본부를 익산에서 서울로 옮기는 것이고, 이는 국제화 시대에 대비한 결정으로 전해졌다. '지난 100년이 원불교 창립기였다면 앞으로 100년은 성장기가 시작되는 것'이고 '새롭게 무장해 사회와 더 소통하고 열린 종교'로 가기 위한 출발을 서울에서 한다는 것이다.

이름 하여 '원불교 서울시대.' 원100기념성업회는 원기100년의 큰 의미 중 하나가 '원불교 서울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원100기념대회는 원불교가 서울시대를 맞이하는 신호탄을 쏘아 세계에 알리는 것과 같다'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쯤에서 생각해본다. '서울시대'를 맞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언급한 대로, 교정행정의 서울시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교단은 교정원을 중심으로 실무행정이 집행되고 있다. 물론 수위단회의 입법·결의, 감찰원의 사법, 교정원의 행정으로 삼권분립 체제 속에 교단지도체제의 총화를 이루고 있으나, 서울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회변화에 보다 민첩하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가야 한다. 교정 행정 실무자가 갖추어야 할 대 사회적 안목과 전문성이 결코 만만치 않은 대목이다.

서울에서 운영될 교정원은 현재 교정원의 모습으로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용적인 직제개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동안 시도됐던 직제개편은 모두 좌절됐다. 취할 것은 취하고 놓을 것은 놓는 취사선택의 결단력. 그러나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직제개편의 현명한 결단력을 주목하는 이유다.

원100기념관의 성격 또한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원100기념관은 단순히 원불교의 랜드마크를 짓자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시대를 열어가는 명분 만큼, 콘텐츠 또한 분명히 담아내야 한다. 원100기념관 건축추진위원 위촉장이 수여되던 날, 20명의 위원들에게 전해졌던 메시지는 '우리가 왜 100년기념관을 지으려 하는가를 고민하자'였다. 정확한 목적반조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접근성만 이해되는 서울시대가 아니길 바란다. 더 대중 속으로, 더 시대 속으로, 더 생활중심으로, 교법이 살아나는 진정한 '원불교 서울시대. 재가 출가 교도가 있는 곳, 어디라도 '원불교 서울시대'가 열려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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