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100년을 앞두고 교정원에서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새로운 교당 만들기와 거기에 따른 지원체계 모색을 깊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교당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 역시 아니다. 여수교당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화 마당이 그 정답은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마는 지역사회 교화의 한 사례로 생각하고 교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여수교당은 그동안 지역 교화를 위하여 28년 동안 '어린이민속놀이 한마당'을 개최하고 있는데 초창기에 교도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의 다양한 단체를 참여시킴으로써 인적네트워크를 강화해 지역사회에서 원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27년간 행사를 치르면서 사은님의 가호 아래 비를 한 번도 맞지 않는 운도 따랐다. 여수에는 우리나라 4대 기도도량으로 유명한 향일암이 있는데, 시민들 사이에서는 향일암 기도보다 원불교의 기도 위력이 더 세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기도 한다.

여수의 역사 속에 가장 아픈 상처가 여순사건이다. 매년 10월이 되면 여순사건 위령제를 지내는데 여수교당의 독경반이 종교단체를 대표하여 천도재를 진행하여 아픔을 같이 하고 있다. 원불교가 종교계를 대표해서 참가하고 있는 이유는 의식이 경건하고 형식이 깔끔하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작년부터는 여수해양안전교육원에 법당을 마련하고 매주 화요일 법회를 열어 기관교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합창단 운영도 여수교당의 한 자랑이다. 합창단을 조직한 가장 큰 이유는 합창을 통한 지역교화를 하자는 것이므로 매년 개최되는 시민합창제에 참가하여 거의 모든 팀이 부르는 기독교 찬송가 속에 유일하게 여수교당 원음합창단이 원불교 성가를 불러 원불교와 원불교 음악을 선양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교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평교사로 근무하면서 남보다 일찍 승진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교사를 고집하는 것을 보고 선배 교사나 동료 교사들이 힐책도 하고 안타까워도 했다. 그러나 한 눈 팔지 않고 평교사의 길을 굳건히 걸어서 정년을 하게 되어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다. 그런 내게 여수교당 이명륜 교무님이 엄명을 내렸다. 학교를 만들어 교장을 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학교가 '여수마음학교'이며, 나는 40년이나 지켜온 평교사의 지조를 꺾고 교장이 되어버렸다.

교무님은 "여수마음학교는 반드시 힐링센터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굳은 서원을 가지고 있다. 교당 교화협의회 논의 끝에 힐링센터 건립을 추진하자고는 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것이어서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이 여의치 못했다. 결국 힐링센터 건립은 유보하고 힐링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전개해 보자는 의견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여수마음학교'다.

여수마음학교의 1차년도 목표는 마음지도사양성과 다양한 현장에서 투입할 수 있는 교재를 개발하고 인성캠프와 학교 동아리 지원을 통한 실습으로 마음지도사 자질함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도사를 희망하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교도들(비교도 2명)은 현재 23명으로 일반과정 10회기, 지도자과정 10회기를 마쳤으며 앞으로 8회기 과정이 끝나고 실습과 시험을 통과하면 마음지도사 자격을 획득하고 현장에서 인성교육 지도자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선견지명! 교무님의 탁월한 혜안은 마음학교의 개교와 동시에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고 7월21부터 법이 시행되는 절묘한 타이밍을 맞게 되었다. 지금 교육 현장에는 인성교육을 지도할 지도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여수마음학교에서 양성된 마음지도사들이 지역사회에서 맹활약을 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1년도 안 된 햇병아리 교장도 초임 지도사들의 양성을 준비하면서 지역사회의 인성교육을 선도해 나간다는 보람과 아울러 책임과 두려움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두려움도 괜찮아! 사실은 진실이 아니야(real but not true)!' 18회기를 지도해준 이정원 선생님의 응원문구가 귀에 쟁쟁하다.

<여수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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