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교당 추모 현장

▲ 초타원 백상원 종사의 생전 모습.
모스크바교당이 15일 초타원 백상원 종사 열반에 당해 추모법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도연 교무는 "불교에서 보살이라는 말이 있다. 보살이 무엇이냐. 보살이란 첫째 빈 마음으로 사는 사람을 말한다. 둘째는 항상 부지런히 남에게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다"며 "초타원 종사는 그런 분이다. 사심이 없는 사람이었고 야심도 없었다. 또한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진정으로 도와주는 분이었다"고 추모했다.

모스크바교당의 추모 분위기는 교도들의 연이은 추모담으로 더욱 드러났다.

김로베르트(법명 김명호) 교도는 "내 평생 처음 사심 없는 사람을 봤다. 그것은 나에게 놀라운 일이었다"고 추모했고, 나자 라리사(법명 최영실) 교도는 "스승이고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마음을 안정하는 법을 가르쳐 줬다"며 "사람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면서 대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회고했다.

전도연 교무는 초타원 종사의 열반을 당해 출가교역자 자유게시판에 추모의 글을 실었다. 전 교무는 "초타원 종사는 모스크바교당의 뿌리로 그 분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원불교 법회, 원광한국학교, 한민족문화큰잔치 모두가 초타원 종사의 작품이다"고 말했다. 뿌리와 시작이 튼튼했기에 모스크바교당이 힘차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법회에 젊은 러시아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원광한국학교에 수백 명의 청년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보면서, 한민족문화큰잔치에 수천 명의 현지인들이 찾아와 줄을 서서 입장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생각 한다"며 "처음에는 어땠을까,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무것도 없는 데 새로 만들어 냈다. 모스크바의 모든 것은 초타원 종사가 낳은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 모스크바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 한국말은 물론 영어도 통하지 않는 곳, 춥고 위험하고 배고픈, 극도의 혼란기에 있던 곳이었는데 그곳에 겁도 없이 뛰어들어 오늘의 모스크바교당을 만들었다"며 "비보를 접하고 모든 교도들이 충격에 빠졌다. 많은 원광한국학교 학생들도 조의를 표하고 있다"고 추모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열반 소식을 전화로 전할 때 우는 사람들, 교당에 걸어들어 오면서 울먹이는 사람들 등 모두가 엄마 잃은 아이들이다"며 "하지만 초타원 종사는 가실 때까지도 교당에 힘을 주며 열반에 들었다. 15일 일요일 추모법회에 그동안 안 나오던 많은 옛날 교도들이 대거 참석해 추모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교당은 추모 분위기를 7·7 천도재로 연결시켜 종재까지 정성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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