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한 신심과 신앙의 표본

▲ 서천교당 이인권 교도(사진 왼쪽)를 막내아들 이명덕 교도가 모시고 다닌다.
매일 심고 때마다 올린 헌공금을 백일마다 원100성업기금으로 내는 교도가 있어 화제다. 서천교당의 이인권 교도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92세의 노령임에도 아침과 저녁으로 기도 생활을 그치지 않고 19일 기준 3852일째 이어가고 있다.

그가 10년 이상을 매일 일관되게 신앙 생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누구 못지 않는 큰 신심이 있었다. 공무원 생활을 했던 그는 50대 후반 뒤늦게 원불교를 접해 '처처불상 사사불공' 법문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러던 중 서천교당 초대교무인 소이근 교무의 '실상사 자부 불공(교의품15장)' 법설에 완전히 매료돼 입교를 결심했다.

이러한 그에게 더욱 오롯한 신앙·수행의 길로 이끈 것은 다름 아닌 '교무님은 대종사님 분신이시기 때문에 절대복종한다'는 절대 신심 때문이었다.

그는 "초대교무를 모시며 교도4종 의무를 철저히 지키려고 무종교자를 만나면 원불교 안내서를 주어 교화를 열심히 했다"며 "2대째 고진여 교무를 모시며 100일 기도에는 목욕재계를 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 100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목욕하고 기도를 모셨는데 지금도 법회날에는 반드시 목욕재계를 하고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3대째 박도인 교무는 108배를 올리면 좋다고 해 원기89년 9월1일부터 매일 조석 심고시간에 심고를 하며 헌금한 후 108배를 올려서 100일이 되면 교당에 헌납하는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노구로 108배가 점점 어려워지자 원기99년 8월31일부터는 심고와 독경에 더욱 주력하면서 헌금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신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후 4대째 김남주 교무가 설교 시간에 매일 일원상서원문 20독 이상을 해야 한다고 하자 조석간에 10독을 주송하고 상시로 나머지 10독을 일심 봉독하고 있다.

지금의 박도진 교무가 '법신불사은님' 염불을 알려준 후부터는 이 교도의 심고 식순은 '4배-좌선-영주-염불-4배-묵상심고-독경-백년성업기원문-소원성취를 위한 기원문-원하옵니다-일상수행의요법-열반천도법문-아침(저녁)기도의 노래'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특별한 건 그가 올리는 심고문이다.

그는 "나를 비롯해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에 대한 염원을 올리면서, 내생에는 전무출신되어 보은 잘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서원을 말했다. 노년의 그는 이제 서서히 내생을 염두하면서 '전무출신의 꿈'을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진도 교무는 "교당의 큰 힘이 되어 주신다. 귀도 잘 안 들리시는데도 불구하고 법회에 꼭 참석하신다"며 "그 과정 하나하나에 일심을 다해 참여하신 것이 너무나 감동스러울 정도다"고 말했다.

100세를 바라보는 그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리는 조석 심고와 독경 정성은 원기100년을 맞이하는 재가 출가교도 모두에게 깊고 잔잔한 마음의 경종을 울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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