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음방송 듣고 신심 내
감사기도로 가족교화
지금은 남편이 더 열심히 공부해
절수행 빠지지 않고 참석

나는 원불교에 다닌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입교도다. 남편이 우연히 택시에서 원음방송을 듣고 와서 종교방송 같지 않게 여러 장르의 음악이 나온다며 나에게 소개했다.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방송이라 하여 그때부터 차를 타면 나는 항상 원음방송을 청취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입교까지 하게 됐다.

방송에서 짧은 법문 한 소절씩 듣는 것도 좋았고, '마음공부 하세요'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원불교는 마음공부 하는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사실 나는 입교 전에도 원불교와 인연이 닿아 있었다. 십년 전, 영암에서 살던 시절이었다. 다도를 배우러 영암교당에 갔다가 원불교를 알게 되었고 교당이란 곳도 처음 들어가 보았다. 정복을 입은 교무님은 무척 새로웠다. 영암교당 교무님은 남편과 함께 교당에 가니, 좋은 차도 내어 주고, 남편에게 〈원불교교전〉도 선물해 줬다.

난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던 사람이라 교전이 성경책처럼 느껴져서 낯설지 않았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자고 교전을 펼쳐들었는데 그 안에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마음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 너무도 자상하게 소개가 되어 인생을 살아가는 안내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성질 나쁘고 불효한 며느리를 바꾸고자 부처님에게 불공하러 가는 노부부 이야기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소태산대종사께서 '집에 있는 며느리가 살아 있는 부처다'라고 하신 말씀에서 부처가 따로 없고, 가까운 인연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후 인터넷으로 조정중 원로교무의 강의를 들으면서 나도 원불교에 다니고 싶다는 마음이 났다. 그렇게 광주교당을 검색해 찾아갔다. 광주교당은 복잡한 시내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교당 대문에 서있는 기둥을 경계로 물질의 세계에서 정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첫 느낌에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이정택 교구장님이 1층에서 교도들을 마중하고 있었다. 교당에 처음 방문한 우리 부부에게 이런저런 좋은 말씀을 해주면서 교당 구석구석을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그 인연으로 나의 연원은 교구장님이 되었다. 더구나 내가 교당에 처음 간 날은 광주교당이 법당 리모델링을 마치고 처음 법회를 보는 날이었다. 마치 나를 위해 법당을 단장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 후 일요법회도 매주 참석하고, 교도들과 함께 교전을 읽으며 자유롭게 회화하는 시간인 화요법회에도 잘 나갔다. 마음공부는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또 교당에는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 교도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매사에 당당하고 뭐든 배우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분들처럼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교당에 다니기 전에는 힘들고 지치면 한 번씩 들었던 원음방송이 힘이 되었는데, 교당에 나가면서부터는 내 안에 있는 자성불을 깨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또한 현재가 극락세계라는 것을 깨달아야겠다는 뚜렷한 목표도 생겼다. 공부를 하다 보니, 그냥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공부와 목표를 확고히 하고 그것을 이뤄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는 공부는 천양지차임을 알게 됐다.

그래서 요즘 나는 감사심을 늘 챙기게 된다. 약국이라는 직업이 있음에 감사하고, 가족이 있어 감사하고, 함께 공부하는 동지가 있어 매일 감사한 마음을 하나씩 늘려가는 중이다. 공부하면서 얻은 소득 중에 가장 큰 것은 가족교화다. 두어 달 전부터 남편이 교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내 손을 잡고 나를 원불교로 인도해 준 것도 남편이고, 〈원불교교전〉을 읽으라고 권한 것도 남편인데 그동안 "당신 하는 것 보고 나도 나갈게"라는 이유로 남편은 교당에 다니지 않았다. 주말 부부인 탓에 자주 만나지도 못해 대화도 적었는데 최근에는 정년퇴직을 하고 함께 살게 된 남편이 나보다 훨씬 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남편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몇 개월 동안 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많이 차분해지고, 아이들에게도 잘하려고 노력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남편이 발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남편과 아들, 딸까지 모두 일요법회에 다니고 있다. 고등학생인 딸아이는 법회에 가면 마음이 쉬어지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좋아한다.

요즘 목요일 절 수행에도 빠지지 않고 다니고, 날마다 교전을 보고 심고를 올리는 남편을 보면서 나도 절로 공부심이 챙겨진다. 원불교로 더욱 끈끈해진 우리 가족이 매일 나의 기쁨이다.

<광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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