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R 본부로부터 지도자 인증받은 안희영 교수.

 '마음챙김은 알아차림 자각이며 주의력 훈련'

 

오래전부터 심리치료자들은 불교의 교리나 선(禪),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에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이러한 불교적 명상법을 기반으로 서양의 주류사회에 새로운 명상문화를 선도해 온 치유프로그램이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MBSR,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이하 MBSR)'프로그램이다.

2014년 2월3일자 타임지 표지에는 '마음챙김 혁명(Mindful Revolution)'이란 제목과 함께 청소년의 심성을 닦고,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낮추며, 참전 군인의 외상 후 트라우마 치유,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까지 'MBSR 및 마음챙김 명상'의 탁월한 효과를 전 세계에 공유했다. 국내에 미국 MBSR 본부(CFM)로부터 유일하게 인증받은 지도자가 활동하고 있어 3월2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한국MBSR 연구소를 찾았다.

'마음챙김 명상', 알기 쉽게 말하자면
마음챙김 명상은 1979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학 병원에서 존 카밧진 박사가 개발해 현재 전 세계 약 750개의 종합병원, 스트레스 이완 전문 클리닉 등에서 채택 운영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전문 의료인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비롯한 통증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곧 인체의 스트레스에 따른 문제를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자기치유능력을 개선함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안희영 소장(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알아차림 명상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초월적, 신비주의적인 명상과는 거리가 멀다.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이란 '좋다', '싫다'의 판단 분석없이 현재 일어나는 일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자신을 포함한 모든 현상 및 경험들을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말한다"며 "생각이나 감정, 습관에 끌려들어 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알아차림'이라는 명상의 핵심이다. 이 알아차림이라는 통찰명상법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모든 부정적 증상들을 치유하고 나아가 심신이 통합된 온전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음챙김 명상은 한마디로 '자각(Awareness)' 훈련 프로그램이다. '마음챙김 자각(Mindful awareness)'이라는 깨어 있음을 통해 성장, 치유, 학습을 위한 자신의 내적인 자원을 강화시키는 통찰훈련법이 MBSR이며 그 핵심은 '마음챙김'이라는 주의력 훈련에 근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음챙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이다. 마음챙김이란 주의를 독특하게 기울여서 지금 이 순간 내 몸과 마음에 일어나는 그 실재(본성)를 잊지 않게 하는 것이다. 훈련되지 않은 마음은 늘 방황하고 흩어지기 쉽기 때문에 현재 무슨 일이 나는지 그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결국 고통을 자초하게 된다. 8주간의 짧은 과정을 통해 행위의 영역에서 존재의 영역으로 순수한 본연의 정신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음챙김 명상훈련의 목적이다.

창시자인 존 카밧진 박사는 이러한 통찰과 주의력을 훈련하기 위해 7가지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판단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가진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을 잊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신뢰한다 ▷지나치게 애쓰지 않는다 ▷매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집착하지 않고 내려놓는다.

안소장의 초청으로 2012년 11월 방한한 카밧진 박사는 '마음챙김은 본질적으로 자각 훈련'임을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과 임종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마음챙김 명상은 그 괴로움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게 한다"며 "명상은 테크닉이 아니며 진정한 명상은 자신의 삶을 매순간 어떻게 사는지 대한 것이다"고 대중들이 현재 처하고 있는 고통을 따뜻한 주의력으로 수용할 것을 강조했다.

명상산업의 전망과 주의
안 소장은 MBSR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아 최근 부상하고 있는 구글의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 지도자 과정과 '마음챙김리더쉽(Mindful Leadership)' 프로그램 등 수차례 미국에 가서 수료하고 돌아왔다. 그는 오히려 서구인들이 명상을 대하는 태도가 진중하고 객관적이다고 말한다.

명상지도자들의 '체화(體化, embodiment)'를 우선하는 안 소장은 "다양한 명상훈련을 통해 안정과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며 "그러나 국내의 힐링산업을 보면 먹거리 및 다이어트 수준의 힐링에 집착하고 있으며 명상에서도 자기정화, 지혜와 연민의 실천 보다 에고의 확장과 상업화 경향이 강하다"고 경계했다. MBSR 프로그램이 고유한 브랜드를 가진 치유자각 프로그램인데 그에 따른 지도자 훈련을 받지 않은채 이름만 'MBSR'을 내걸고 그 명성에 편승하려는 사례가 있기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 MBSR연구소에서는 일반·지도자 과정 및 교사를 위한 MBSR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MBSR 지도자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 가슴으로 가르치기, 지혜의 함양이란 3가지 원리를 지향하며, 프랙티컴, 심신의학, TDI 지도자 개발, 수퍼비전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랜 준비 끝에 올해부터는 소정의 이수자에게 민간자격증 부여를 할 예정이다. http://cafe.daun.net/mbsrkorea

MBSR 지도자들이 정례적으로 마음챙김 명상훈련의 체험을 공유하며 성장의 시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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