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100년성업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청년·청소년 교화의 부활이다.

나는 이 문제 해결의 길이 어려운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에 충실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왔다. 단순하며, 가까이 있지만 잊고 사는 문제 해결의 기본, 그것은 정보 수집과 선지자에게 지혜를 구하는 과정이다.

현대 산업과제 수행에서 필수적으로 선행하는 정보수집과 전문가 자문과정이 그것이다. 나는 원불교 청소년 교화 문제 해결에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해 보기로 하고 세종로 성당의 청소년교화 방법과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세종로 성당에서는 청소년교화는 모두 대학생 교사들이 담당하는데 대학생 교사들은 청소년 교육 1시간 전에 모여서 그 날 교육 내용에 대한 회의 시간과 기도 시간을 가진 후 교육에 들어간다. 한 달에 한 번 서울 시내 전체 청소년 교사들이 혜화동 성당에 모여 신부 한 사람이 1달 동안 가르칠 내용을 교육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전체 교사들이 며칠간 합숙 훈련을 받는다. 결국 신부 한 분이 투입되어 서울 시내 전체의 청소년 교화를 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원불교의 청소년교화도 청년·대학생이 주관할 수 있다는 신념 하에 시도한 것이 원학습코칭이다. 우리가 이 세상 어딘가엔 내가 풀지 못하는 문제에 그 해결의 길을 줄 수 있는 지혜가 있다는 것을 믿고, 그 길을 찾는 노력을 한다면 그것이 곧 지름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

20년 전 서울 청년·청소년교화가 약해지자 담당교무들이 청교협을 결성하고 교화부활을 위해서 분주히 노력했다. 나는 그때 젊은 교무님들의 충천한 교화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서울교구나 교당이 시민선방과 힘을 합치면 청년교화 부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농교당 이정식 교무가 자동차에 10여 명 청년들을 태우고 시민선방 새삶훈련에 참석했다. 어찌된 일이냐 물으니 마침 전농교당 청년회가 결성되었는데 전농교당 청년들이 새삶훈련에서 정신무장을 하면 청년회가 잘 될 것 같아서 왔다는 것이다.

그 훈련을 마치고 1년 뒤, 전농교당 청년회가 서울 청년교화 우수상을 받았다. 그 후 전농교당에 김제원 교무가 부임하여 교화를 크게 일으키니, 현재의 안암교당 청년회로 발전이 된 것이다.

어느 날 모 교당 청년교화 담당교무가 한 청년을 대리고 청년선방에 참여했다. 이 청년이 입교한 지는 얼마 안 되었으나 정신이 좋으니 잘 길러 달라고 부탁했다.

그 청년은 이후 여름시민선방·새삶훈증훈련에도 참여했다. 2년여가 지나 나는 그 청년에게 "너의 교당 교무님이 너를 청년선방에서 훈련 받게 한 뜻은 청년회 부활에 있으니 이제 네가 교당 청년교화에 적극 노력해 보라"고 부탁했더니 얼마 후에 청년회장이 되어 청년교화를 크게 신장시켰다. 청년교화의 부활은 선지자에게 지혜를 구하는 간절한 마음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고려대학교 교수원남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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