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인성교육 성공 키워드는 '공신력'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앞두고 교단의 관련기관들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달에는 '인성교육진흥법, 준비 잘 되고 있나'를 주제로 1주 인성교육진흥법 소개 및 교단 인성교육 현황, 2주는 전문가 좌담회, 3주는 인성교육의 실제 및 사례, 4주는 자격증 중심의 인성교육 점검, 교사 직무 연수 등을 다뤘다.

인성교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7월 인성교육진흥법(법률제13004) 시행을 앞두고 관련 기관·단체들의 전문가 양성 및 자격 인증제 과정이 넘쳐나고 있다. 자칫 인성의 '상품화'와 진로를 위한 '스펙 갖추기'로 전락하지 않을까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교단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올해 마음공부 민간자격증 시대를 연 교단 기관들의 현황과 교원직무연수를 통해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또한 정부와 함께 인성교육진흥법 통과를 위해 실질적 준비와 조직화에 힘써 온 사단법인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을 이해함으로써 교단의 인성교육 컨트롤 타워의 역할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도자 자격증, 교원직무연수 관심 커져

교단 내 교육부로부터 인가 받은 마음공부지도자 자격증 교부기관은 두 곳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의 '마음공부전문가'는 아직까지 신규 교무들에게만 주어진다. 새롭게 교화현장에 나서는 이들에게 교화전문역량을 배양함과 동시에 청소년교화의 다양한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원광디지털대학교의 '마음공부지도사'는 원불교학과 졸업생들이 직장과 교당 등에서 마음공부를 지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신입교도 및 재가교역자 훈련 등에서 전문요원으로 활용될 것을 기대된다. 이 두 과정 모두 인성교육의 흐름에 맞춰 준비해 온 큰 성과이긴 하지만 교화자원으로서의 내부인재 양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의 '마음지도자' 자격증 과정은 종교색을 배제, 일반인들이 인성교육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연내 통과되면 인성교육선도대학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인성교육현장에서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장이 '교원직무연수'이다. 영산선학대학교 평생교육원과 마음인문학연구소, 원경고등학교 등에서 진행해 온 직무연수는 '행복한 교사되기'를 중심으로 교원들의 전인격적인 인성함양을 추구한다.

11년째 중등교원 연수를 이어가고 있는 영산선학대는 올해 '마음공부를 통한 인성교육'이란 주제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정민주 교무는 "과거 외부강사 중심에서 영산선학대 교원 체제로 전환해 내부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사은의 은혜를 체감하고 사요를 실천하는 감사 프로그램으로 감동과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연수가 될 것이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전국단위 교사들이 매년 15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는 직무연수는 마음공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실습한 교사들이 학교로 돌아가 학생들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교육과정이라 평가된다. 다만 같은 프로그램은 두 번 이상 이수할 수는 없는 관계로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성이 교사들로부터 제기되어 왔다. 교원연수에 긍정적 평가는 매우 높다. 그러나 지역별 확산과 단계별 프로그램 개발까지 현장의 여력은 미치지 못한다. 향후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프로그램 전담부서가 절실하다.

컨트롤타워, 공신력 확보에 집중해야

하나의 공신력을 갖춘 프로그램과 단체가 탄생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지원이 요청된다. 개별 단체의 노력과 개인의 역량에만 의존해서는 인성교육현장에 효과적으로 진입하기란 요원하다. 지난해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중앙일보사가 공동주최함으로써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2014년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에 원창학원의 귀공자·귀공주 프로그램이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실사에 높은 점수가 부여돼 기대를 모았지만 3차 프리젠테이션에서 전문성의 한계를 보였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현장 교사들이 프로그램 개발부터 홍보 마케팅까지 모두 다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국 교원단체를 대상으로 마음공부 인성대회 컨설팅과 프로그램 설명회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해도 이러한 기획을 섬세하게 살려낼 전담부서와 예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대외협력, 프로그램개발, 교육현장의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이는 단지 인성교육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공부 브랜드화를 위해 교단이 집중해야 할 사안이다.

향후 컨트롤타워는 ▷인성교육지도자 교육 수요예측, 공급전략 수립 ▷인성교육지도자 육성과정·프로그램 교육부 인증 ▷교립학교 인성교육선도학교화 추진 등 대외협력과 프로그램 개발이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 사)전북인실련 이순덕 수석공동대표

인성 프로그램, 정부정책에 맞춰야

전북 인실련 이순덕 수석공동대표(인후교당). 그는 최근 2015년도 교육부 특별교부금 사업을 설명하며 정부정책에 발맞춘 교단의 인성교육정책의 시급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인실련은 2013년도부터 정부와 함께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공모전을 개최했다. 이중 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의 '초등마음인문학'과 도덕교육원의 '도덕성 함양을 위한 덕성훈련 프로그램'이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사례가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공신력을 확보했다"며 "원불교 인성프로그램의 내실은 매우 탄탄하나 외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 자체적인 계획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인성교육 정책시행을 위해 조직된 '인실련'과 같은 단체에 공동체로서 함께 가는 길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2015년도 교육부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공모전이 지난 4월3일 마감됐다. 그동안 교단 내에 지역별 단체가입과 프로그램 공모 참여를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이해가 부족한 것이 교단의 현실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원창학원의 귀공자·귀공주와 심심풀이 프로그램 등이 교육부 인증까지 더한다면 현장의 파급효과는 상상할 수 없다. 지적재산권을 보장 받으면서도 인지도와 활용도가 배가 될 것이다"고 쉬운 길을 어렵게 가지 말 것을 충고했다.

인실련은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는 모토로 인성교육의 장기적·선순환적 해결 구조를 마련코자 2012년 7월, 한국교총의 주도 하에 출범했다. 학교폭력과 가출, 자살 등 청소년들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자 2012년 9월, 교과부와 인실련이 공동 인성교육 비전선포식을 가졌고, 2013년 2월 국회·인성교육 실천포럼(상임대표 정의화 국회의장)을 창립함으로써 지금의 인성교육진흥법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11개 분과, 282개 단체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가운데 교단에서는 '교육과정 개발분과'에 원불교청소년국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인실련의 핵심가치는 교육부가 인증한 우수프로그램과 단체를 양산하고 이를 확대해 '가정-학교-사회의 공동책무와 역할을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 ▷민간주도 인성교육 프로그램 공모·인증 체제 구축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모델 발굴·추진 ▷인성교육 포털사이트를 통한 우수사례 확산의 4가지 핵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교단 내 검증된 마음공부 프로그램의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단 인증을 위해서는 인실련과 같은 인성교육 인증단체에 가입과 참여가 필수다. 이것이 최근 등장하고 있는 '컨트롤 타워의 역할'이다. 대외협력과 기존의 유관단체들을 소통시킴으로써 정부와 지자체, 유관단체의 협력과 정보를 주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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