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위단 절부', 원기16년(1931).
이 유물은 정수위단의 절부인데 단장과 중앙 그리고 8방의 단원 절부로 구성되어 있다. 단장의 절부는 우측에 중앙의 절부를 좌측에 위치시키고 각 상단의 꼭짓점을 붙이면 한 면이 4.9cm인 정 8각형의 모양이 된다. 각 8개의 면에 가로 4.9cm 세로 8.5cm 직사각형 모양의 8개 절부의 상단면과 함께 이어 붙여서 정수위단 절부를 완성하는 모양으로 되어 있다.

각 절부의 외곽은 연꽃무늬로 두르고 있으며 각 절부가 서로 붙는 면에는 불법연구회 종법사의 직인이 각 마름모형으로 간인되어 있다. 8개의 단원 절부는 한문으로 위에서 아래로 단원 절부라 적혀 있으며 중앙 절부는 중앙의 약간 우측에 정수위단이라는 큰 글씨가 적혀 있고, 그 하단에는 중앙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유물은 원기16년(1931) 불법연구회 통치규약과 함께 만들어진 것으로 통치조단규약의 제7장 '조단 시 예식과 절부 단증 수여의 내역'과 8장 '절부의 제작 및 절부 단증과 교체와 유실의 처분' 2개의 장, 10개의 조항에서 유물의 재질과 크기, 관리 등에 대해 명시되어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내용은 단의 이동시에는 절부를 반납하고, 새 절부를 발급 받으며, 분실한 경우에는 교무부를 통해 보고를 하게 되고 교무부에서는 이를 조사하여 과실 여부에 대한 문책과 함께 해당 단원들의 절부를 모두 회수 폐기한 후 다시 절부를 발급해 줬다.

그리고 2번째 분실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하급단으로 이정하게 되고 새 단 절부를 분급했다. 이러한 공동체적인 의식은 단원 상호간의 공부와 교화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소태산대종사의 유물들을 통해서 교단의 창립주로서 뿐만이 아니라 주세불로 새로운 시대의 뛰어난 리더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었고 IT시대 특히 디지털 시대를 예측한 미래학자로서, 또한 조직을 통한 하부조직들을 제도할 수 있는 뛰어난 행정인,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많이 확인해 볼 수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 유물의 남녀 정수위단의 조직과 함께한 소태산대종사의 주세불로서의 완벽함을 더 확인해 볼 수가 있겠다.

이 절부는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소외된 대중들을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을 시행하도록 훈련 시켰다. 그리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까지도 의식주 생활은 물론이요, 삶의 가치와 지혜 그리고 영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불법인으로 훈련시킨 그 역량과 조직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원불교 초기 교단의 자랑스러운 유물이다.

절부를 통해 살펴본 교화단 조직법은 초기 교단사에서 몇억만 명의 수라도 지도할 수 있는 법으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였으나, 일제의 방해로 그 경륜을 제대로 실현하지는 못했다. 제도와 교법의 완벽함을 추구했던 소태산대종사의 경륜을 일본의 억압 속에서 많은 시련을 겪어야 했고, 한편으로 좌절됐던 정책들도 많다.

원기100년을 맞이하면서 초기 교단의 행정에서 많은 이유로 실현하지 못했던 정책들 그리고 단절됐던 교단의 문화와 제도를 편재의 연구를 통해 재창조 할 수 있도록 많은 힘을 모아 교단의 문화를 완성 시켜야 되겠다.

<원불교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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