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의 부자보다 100명이 잘사는 사회를 꿈꾸다'

▲ 부산원광신용협동조합 전직원이 따뜻하고 은혜로운 신협운동과 최우수조합 선정을 위해 의지를 모으고 있다.(사진 가운데 박시윤 이사장)

'신심있는 조합원 만들기 운동' 교화대불공 성공사례 만들 터
교단 금융기관 연합체 구성, 지역사회 공익적 위상 높일 수 있어

'사람 냄새 나는 금융'으로써 신협 본연의 정신을 묵묵히 실천해 가고 있는 부산원광신용협동조합.

교단 초창기 저축조합운동이 그러하듯 부산원광신협은 언제나 서민의 입장에 서있다. 조합원들과 지역민들에게 '따뜻하고 은혜로운 신협'으로 사랑을 받으며 그 기반을 튼실히 구축해 가고 있는 부산원광신협, 4년 연속 우수조합 선정을 넘어 최우수조합으로 발돋움하고자 전 직원들이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현장을 4월23일 찾았다.

개선조합에서 우수조합으로까지

지난해 부산원광신협은 총자산 439억원, 조합원 4497명, 당기순이익 3억3백만원을 실현했다. 전체 직원이 겨우 4명에 불과한 개별조합으로써 이러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을 다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직원 1인당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생성·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3월27일 자산규모 500억원 돌파를 필두로 당기순이익 3억, 순자본비율 3.5%, 출자금 배당 3%, 신규 조합원(교도) 200명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부산경남지역에는 120개의 신용협동조합이 있다. 우수조합은 성장성·수익성·건전성의 종합경영평가에서 5위부터 20위까지의 조합에 해당된다. 부산원광신협은 재작년 5위, 지난해는 6위로 아깝게 최우수조합에 오르지 못했다. 2위부터 4위에 주어지는 최우수조합도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원기65년(1980) 11월, 교구사업계획 일환으로 창립한 부산원광신협은 2년 뒤인 원기67년 재무부로부터 설립인가를 취득했다. 34년의 오랜 역사를 지녔음에도 개선신협 대상을 면치 못해온 것이 최근까지의 일이다.

그러나 7년 전 박시윤(법명 시성·금정교당) 이사장의 취임과 함께 끊임없는 경영혁신으로 자산규모를 확충했고, 조합원들을 향한 따뜻한 배려와 배당금 상승, 장학금 지원 및 불우이웃돕기, 자원봉사활동 등 사회공헌사업에 혁혁한 결과물을 창출해냈다.

이로써 신협 설립의 근본 취지인 '사람을 중심으로 더불어 잘사는 금융'의 가치에 가장 부합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가 인정 돼 신협중앙회에서는 6월23일 부산원광신협을 방문해 그 성과를 격려할 예정이다.

조합원이 곧 교도, 금융기관 연합체 시급

신협의 분류를 살펴보면 직장을 기반으로 한 직장조합, 지역을 연고로 한 지역조합, 종교를 모체로 한 단체조합이 있다. 이중 단체조합의 정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종교의 신자여야 한다. 원불교와 같이 인지도와 기초자원이 부족한 단체조합이 우수조합으로 성장하기란 매우 어려운 구조다. 그동안 직원들 사이에서 자괴감과 비판적 자세가 팽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부정적 의식의 고리를 끊고 지난해에는 200명을 입교, 신규 조합원을 배출했다. 정조합원은 비과세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입교를 권할 수 있다. 대량교화가 가능한 이유이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교단 내 금융연합체를 조직함으로써 각 지역 신협의 상호교류와 정보교환을 용이하게 하고, 적극적인 공익사업으로 사회적 영향력은 물론 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젊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조합원(교도)을 양성하는 데 의지를 모은다면 교화대불공의 실질적 성과도 거둘 수 있다.

다만 기관의 공신력으로 입교는 했지만 조합원들이 개 교당에 정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기획과 노력은 아직도 숙제로 남아있다. '신심 있는 조합원 만들기 운동'이 부산원광신협의 가장 큰 염원이다.

지난 2월15일, 부산교당 대법당에서 개최한 34차 정기총회에서는 지역 기관장 및 타 신협 이사장 20여명과 유관단체장들을 초청했다. 조합원들만의 잔치가 아닌 원불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의 장으로 매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사불란하고 조직적인 의전과 부산교구 봉공회·여성회·청운회원들의 친절하고 정성스런 행사진행은 일선 기관장들에게 원불교의 긍정적 정서를 전파하는 데 절호의 기회로 삼아왔다.

박시윤 이사장은 "한국 신협의 역사는 55년에 불과하다"며 "타 신협 임원들을 만날 때마다 소태산대종사께서 98년 전, 원기2년(1917)에 이미 한국사회에 저축조합이라는 혁신적인 서민중심의 조합운동을 펼쳤다. 이것이 한국 최초의 신협의 효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교단이 저축조합정신을 말과 글로만 중요하다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가치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저축조합운동'의 영육쌍전, 이사병행, 이소성대 등 놀라운 DNA를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자산 불리기'로 자칫 공익성을 망각할 수 있는 금융업의 세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생수(生水)다. 약자라는 선입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또한 향후 종교신협에서 지역신협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모색함과 동시에 원불교의 사회공헌사업을 실천할 수 있는 새로운 신협문화 창출이 과제임을 제시했다. 교당에서의 직접교화도 중요하지만 기관에서의 간접교화와 대사회교화는 무궁하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교도, 원불교신문 보내기 적극

부산원광신협의 전 직원은 원불교 교도다. 공익적 사명감이 자리하게 된 근원적 힘도 여기에서 나온다. 매주 전 직원들과 함께하는 월요법회와 회의는 교법에 대한 이해와 구성원간의 응집력을 키운다.

오전 8시30분부터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 법회는 입정-독경-설명기도-법어봉독-일상수행의 요법-마음공부-본회의(개선 및 건의사항) 순으로 진행된다. 목탁도 치고 회화도 하며 법의 훈련을 지속해간다. 예전에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수 없다' 식의 비관적인 자세도 정기적인 워크숍과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먼저 가족이 됨으로써 절로 해결이 됐다.

이상민(법명 향주·광안교당) 차장은 "사실 업무량이 과중하고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사회공헌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커져갔고, 무엇보다 업무능력을 창의적으로 발휘할 수 있어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며 올해 부산울산교구와 함께 김치담그기, 독거노인 및 다문화가정을 위한 1500만원 후원, 환경정화 자원봉사 등을 전개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원불교는 화려하지 않지만 순수한 종교다. 개인관리를 위한 성찰의 힘이 강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있다"고 교도로서 성장하는 기쁨도 전했다.

부산원광신협은 올해부터 우수조합원들에게 교단기관지인 〈원불교신문〉과 〈원광〉을 보내고 있다. 첫 시작인 만큼 20명을 대상으로 출발했지만 조합원들은 이를 통해 원불교를 깊이 알게 됐다. 향후 1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한 교구에서 진행하는 봉공행사와 원음방송 등과 연대해 그 후원액도 100% 가까이 인상했다. 신협의 사회공헌활동에 해당하는 사회복지와 문화교육사업으로 지역사회개발과 조합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오직 지역민과 조합원을 위해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부산원광신협의 아름다운 여정이 그래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 신규 조합원들이 입교식을 통해 원불교에 대한 이해와 교당으로의 연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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