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포교당 요가교실 오전반 회원들이 파워요가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내려놓기'로 더 가까워진 행복

 

광활한 동해를 끼고 울진군 최남단에 위치한 후포교당. 후덕한 인심을 자랑하는 이곳에 지역민의 건강과 행복을 열어가는 요가교실이 있다.

4월24일, 교당을 찾은 이른 아침에도 문의 전화가 계속이다. 지난해 11월,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자기야, 백년손님'에 방영된 후 외부로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회원들의 자부심이 커지면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게 됐다. 6년째 접어든 요가교실은 이제 지역민들의 건강지킴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파워요가로 건강한 심신 만들어
인구 8000명의 후포면은 울진대게의 원조인 후포항을 중심으로 관광업과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다. 고된 노동의 현장에서 건강을 잃기가 쉬운 이들에게 후포교당 요가교실은 단비와 같다.

40여 명의 회원들이 처음 요가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대부분 건강에 적신호 켜진 다음이다. 손한금 회원은 "3년 전, 디스크 증세가 너무 심해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위기감까지 들었다"며 "병원 출입이 잦았던 내게 지인의 소개로 교당을 찾게 됐고, 꾸준히 수련하다 보니 요즘에는 젊어지고 예뻐졌다는 소리까지 듣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후포교당 요가교실은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지만 젊은 주부들이 더 열성적이다.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10시, 오후3시, 저녁8시 세 차례 진행되는 수업이라 '하루를 더 늘려 달라'는 것이 회원들의 간절한 요청이다.

이진원 교무는 "교당교화가 중심이기 때문에 주변 관공서와 학교 등에서 강의 제안이 들어와도 현재의 요가교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단전강화와 파워요가를 통해 몸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정신의 안정과 육신의 생명력이 증진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타 요가학원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비교무 시절 요가지도자 자격을 갖췄고, 중국 청도교당 등에서 요가수업을 진행해 왔다. 그럼에도 요가와 건강과의 일치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며 "교역생활 중 척추측만증과 목디스크를 경험하면서 요가의 아사나(자세)에 치우쳐 근력운동을 소홀히 했음을 발견했다. 이후 요가지도자 2급과정을 수료하면서 요가의 심리적 처방에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시간 중 가장 많은 부분 할애하는 프로그램도 파워요가다. '파워요가'란 아쉬탕가(Ashtanga)와 빈야사(Vinyasa)요가를 조합 편성한 것으로 현대인들의 과도한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에서 기인한 심신간 병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크다. 곧 물 흐르듯 끊임없는 움직임을 통해 연결 동작을 호흡과 일치하며 조금씩 더 강한 동작으로 확장해 간다. 자세를 취하면서 자연스럽게 강한 열이 발생하고 내부의 장기를 자극하며 온몸의 근육과 내장의 독소들을 땀으로 배출시키게 된다. 반복적인 동작은 전신의 근력을 강화시키며, 유연성과 척추골반의 틀어짐을 교정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전신의 근력이 튼실해지면서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호흡이 하나되어 흐르는 땀의 가치를 알게 한다. 근력과 유연성, 자세교정을 병행하는 것이다.

'상대심 내려놓기 훈련'으로 행복 찾아
준비운동은 약 10~15분 동안 선 채로 진행되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상하좌우 비틀기를 반복하며 몸에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몸에 힘이 생긴 만큼 정신력도 확충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뼈와 근육이 약해지게 되고 각종 병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중심인 단전을 지속적으로 단련하고 하체의 힘을 강화하는 수련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일상에서 불균형적으로 벌리는 데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좁혀주는 것을 유념케 한다.

이 교무는 "요가를 수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더불어 오랫동안 습성화된 번뇌들이 일어나는 것에 괴로워 한다"며 "이를 스스로 정화하기 위해서는 '내려놓기'명상으로 이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려놓기 훈련은 요가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고충도 해결하는 결과도 낳는다. 또한 매달 마지막 요가시간에는 108배 등 절 수행을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자신과 가정을 위한 기도와 원불교 법문을 통해 성숙된 인생의 길을 찾게 하는 것도 요가교실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다.

후포교당 요가교실 회원들은 원불교에 입교는 하지 않았지만 교당예절과 교무를 대하는 공경심이 여느 교도 못지 않다. 요가 전후 이 교무가 직접 볶은 커피와 덖은 우엉차를 마시며 회원들간에 웃음꽃을 피우는 것도 요가교실의 힐링 프로그램이다.

남향모 회원은 "후포에 이렇게 훌륭한 문화공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 6년을 빠짐 없이 다니고 있지만 늘 새롭고 재미있다. 이 교무님과 함께 오래오래 공부하고 싶다'고 회원들의 진솔한 바람을 전했다.
 

▲ 회원들은 수업 전 후 차를 마시며 요가와 인생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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