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립학교 등 실무자 참여
연계 통한 장기 전략 필요
인재발굴 전담기구 요청

▲ 교정원 교육부가 7일, 교립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한 전무출신 인재발굴에 대한 간담회를 열어 해법 찾기에 돌입했다.
전무출신 지원자 감소에 따라 교단은 '인재발굴'이라는 시급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교정원 교육부는 7일 '전무출신 인재발굴 간담회'를 열고 원광학원·원창학원, 청소년담당교무들과 함께 다양한 해법을 논의했다. 자유토론에 앞서 인재발굴 현황 및 사례담으로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고원국 교무와 영산선학대학교 이대진 교무, 원광고등학교 이경서 교무의 발표가 진행됐다.

자유토론, 담당 실무자 의견 개진

원광여고 정미란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원불교를 알게 하고 친숙하게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예비교무들이 법당에 와서 학생들과 '인연맺기'로 지속적인 관리를 함께해 준다면 교립학교 교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법당교무 혼자 수백명의 학생들을 전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원광대 교수인 유지원 원무도 "교립학교에서 교무 혼자 한 학교를 책임진다는 것은 벅찬 일이라 생각한다"며 "교무를 더 배치해 교사들을 우선적으로 교화하면서 그 가운데 원무를 양성해 힘을 합해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학생들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교사부터 교화해야 하고 좋은 인재를 원무로 양성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창학원 이현세 교무는 "인재양성 방향은 재가 출가 모두의 양적·질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나가야 한다"며 "교사 중심의 원무제도를 확산시켜 먼저 선생님들을 질적인 인재로 성장시켜야 한다. 또 학교 법당에서 관리하는 학생들이 교당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이벤트성 신성회가 아닌 교법훈련을 통한 기질변화로 나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체성을 찾아가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전략적 접근 절대적 필요

교립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교화전략도 제시돼 주목을 받았다.

원광정보예술고 홍효숙 교사는 "학교 행사를 계획할 때 성지순례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원불교 환경과 문화에 노출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가령 익산성지 순례라고 하면 성지뿐 아니라 원광대, 원광보건대, 원로수도원 원로교무와 대화시간까지 연결해서 추진해 왔다. 이 같은 프로그램을 교립학교뿐만 아니라 교당에서 청소년 또는 어린이법회 때 활용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광고 박소현 교사는 "아이들이 원하는 소원에 맞게 키워주는 것도 교화에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특성에 맞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선택하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원불교가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더했다.

한편 인재발굴을 위한 각 학교와 기관의 협조와 연계의 중요성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원광대 대학교당 박성은 교무는 "중요한 문제는 각 학교 및 기관마다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중·고등학교는 중·고등학교의 계획을 세우고 있고, 원광대는 원광대만의 계획을 세우고,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신성회를 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시스템이 따로 따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인재발굴을 위해서는 교립학교와 원광대, 교육부, 서원관이 함께 연계할 수 있는 정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화연구소 최정윤 교무도 "인재양성은 장기전략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혼자만 해서는 안 되고 함께 힘을 모아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미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다니는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만이라도 잘 형성해야 한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재발굴 전담기구를 교육부에서 발족을 해서 운영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재발굴을 위한 네트워크와 연계 프로그램, 나아가 전담기구를 통한 인재발굴 장기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대학원대학교 이성일 교무 역시 '인재발굴 전담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각 학교와 기관, 교당의 학생들이 훈련을 다녀온 후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등 인재들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텃밭에 주목해야

인재양성을 위한 전담기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다양한 인재정책도 펼쳐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청소년국 최규선 국장은 "대학생들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관리할 수 있는 학사 교화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며 "특히 안암교당 같은 경우는 학사를 통한 교화를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효과를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바가 크다. 학사는 학생들에게 숙박에 대한 혜택과 더불어 법회 또는 선방 등 교법에 대한 지속적인 만남과 훈련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출가서원을 더 깊게 가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교당 법회를 통한 학생들과 만남은 매주에 걸쳐 이뤄지며 그 가운데 법회결석은 장기간 관리가 이뤄질 수 없는 맹점이 있기 때문에 전무출신 인재발굴에 있어서 학사를 통한 교화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정토회관 박진도 교무는 "원친 가족에 대한 관리가 되어야 한다. 원친회가 친목단체로 되어 있는데 정식 교화단체로 바꿔서 담당교무가 배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원친회원들이 1500명 정도 되고 가족들까지 합하면 3천명 정도 된다. 원친들이 출가를 못했지만 원손들이 다시 출가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원손들까지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해 폭넓은 인재텃밭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또한 박 교무는 "교무가 어떤 직업인지 만일 내가 교무가 된다면 어떠한 교무가 될 수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구체적인 교무의 역할과 모습, 교무가 되면 할 수 있는 일 등을 알려주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무출신 인재 자체가 없어서라기보다는 학생들이 전무출신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인재발굴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고원국 교무 역시 "교도들 가운데 자녀나 손주를 전무출신 시키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거나 홍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로 권유를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교도와 학생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전무출신 설명회'를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그 부모들을 대상으로만 하는 부모캠프를 통해 전무출신에 대한 가치와 삶을 교육시키거나, 학생과 부모가 함께 체험해보는 가족캠프를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방안을 설명했다.

이어 고 교무는 "지금 시점에서 양적 성장을 할 것인지, 질적 성장을 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할 때 지금 현 상황 속에서 교단이 총력을 집중해 인재를 길러내고 싶은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정해서 우리가 합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령 작년 지원자가 얼마인데 올해 지원자는 얼마가 되도록 하자는 가시적인 목표를 정해서, 현장에서 인재발굴을 위해 우리가 어떤 구체적인 노력들이 필요한지, 또 서로가 어떻게 네트워크를 가동할 것인지 등 실질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지속적으로 이뤄가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양한 인재유입 유도

그 밖에도 교립학교 출신의 출가자들을 교립학교와 묶어서 학생들을 교화하는 방법, 출가 교무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서원과 적성에 따라 도무·덕무·원무 등 다양한 인재양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한 현재 시정해야 할 불합리한 점으로는 아무리 전통을 세워놓아도 교무가 바뀌면 모든 것이 다 바뀌어 버려 그동안의 노하우와 정성이 없어져 버린다는 점, 용금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학생과 그 부모에게 출가 권유를 섣불리 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오정도 교육부장은 "오늘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전무출신 급여나 여성교역자 복장 및 결혼문제가 지원자 감소에 관한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과 노력을 고민하기 위해 우리가 모인 것이다"고 간담회 취지를 전했다. 그는 "인재발굴 전담교무 배치는 늘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였다. 금년에는 교무 1인이라도 배치해 신성회와 교립학교 등과 연계해 인재발굴에 올인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기도하고 있다"며 "가장 어려울 때가 감사하고 행복할 때라는 스승님 말씀처럼 지금이 우리가 사명감으로 나갈 때이고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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