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인 5월도 저물어 간다. 추모의 달, 유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요즘 익산전법(轉法)성지이자 교단 행정의 중심인 중앙총부 도량은 참으로 아름답다. 온갖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개교 백년 성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중앙총부의 조경이 일정부분 완성이 되면서 정갈하고도 단아한 모습으로 장엄이 되어 참으로 기뻐다.

원각성존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와 정산 송규 종사를 비롯한 창립기 선진 열위의 법 높은 숨결과 교화의 열정이 가슴 깊숙이 느껴지는 대각전과 공회당, 종법실과 도치원 일대는 실로 숭엄하고 성스런 곳이다.

익산성지가 정부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 제179호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됨으로써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서 교단의 중요 성적지를 보존 관리할 수 있게 되어 경사스럽고 다행하다.

대종사와 정산종사가 주석하셨던 종법실 지붕을 작년에 개수할 당시에 드러난 서까래의 모습은 참으로 간고했던 창립기의 교단 경제 실상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지게 작대기로나 사용할 만큼 가느다란 서까래였다. 새롭게 튼실한 나무로 서까래를 교체하는 것이 잘한 일인지는 몰라도 유물사적관리위원회의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믿는다.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대각전, 청하원, 종법실 등을 새롭게 단장하고, 대종사 성탑과 성비도 깨끗이 했다. 선진들이 물려준 유형 무형의 유산을 가치있게 잘 보존하고 그 정신을 온전히 이어가는 후진들이 되어야 겠다.

총부는 모습을 일신했다. 아름다운 정원수인 소나무 수십 그루가 자리하고 있고, 온갖 희귀한 야생화가 정원에 가득하다.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총부에 사는 임직원들이 호미를 들고 제초작업을 한다. 그 너른 영모전 잔디 광장에도 풀이 잘 안보인다. 총부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한 가를 증명하고 있다.

조석으로 독경 염불 소리가 끊이지 않고 퇴임한 원로로부터 전무출신을 발원하고 출가의 첫걸음을 나선 간사에 이르기까지 신앙과 수행의 높은 정신세계를 추구하며, 정진하고 있으니 이곳이 바로 지상 극락이요, 선경이 아니겠는가.

총부 정문 앞 문화원 건물도 새 단장을 마쳤다. 기념품센터가 완전히 변모했다. 도색도 새로 하고 해서 원불교신문사와 전북 원음방송, 원불교출판사도 외양이 좋아졌다. 교정원 재정산업부 산하 기업인 원창이 이 공사를 주도하고 기존의 문화기관이 뜻을 함께 한 멋진 결과이다. 총부 정문 앞부터 모습이 새로워 지니 익산성지가 더 돋보이게 된 것이다.

이제 이 아름다운 도량에 사는 사람들이 더 성스러운 사람이 되는 과제만 남았다. 신앙과 수행 생활에 더 매진하고, 국내외 교당들이 교화를 잘할 수 있도록 정책을 연구하고 입안하며 후원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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