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100년기념 국제학술대회 준비를 위한 공청회가 열려 다양한 의견수렴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제의식 공유 공론의 장
대중 참여 저조 아쉬워
교단 밖 시선, 수용의지 관건

원불교100년기념 국제학술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 11일 오후2시 중앙총부 법은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공청회는 국제학술대회를 위한 다양한 의견수렴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

패널로는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박윤철 부원장(이하 좌장), 종교문제연구소 박도광(원광대 교학대학장)소장, 원불교사상연구원 염관진 사무국장, 마음인문학연구소 한창민 소장 등이 교단 내 패널로 참여했다. 또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소 이재봉 소장, 원광대 조성환 연구교수, 한살림연합 모심과살림 주요섭 연구소장 등이 외부 패널로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박윤철 좌장은 국제학술대회의 추진 내용에 대해 "지난 100년에 대한 겸허한 성찰을 담아내고, 다가올 100년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그동안 교단 각 분야 의견들을 청취했다. 실무적인 협의를 통해 큰 방향을 확정했으면 좋겠다"고 공청회 취지를 설명했다. 원불교100년기념 국제학술대회가 '1세기에 한 번 밖에 없는'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책임감과 역할에 대한 무게감을 피할 수 없음이 대변됐다.

본격적인 패널 발표는 박도광 소장이 시작했다. 박 소장은 "원불교 평화문명의 비전과 실천 운동까지 제안돼야 한다"고 국제학술대회의 큰 틀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 시행방향으로 "기존의 국제학술회 등 이와 관련된 행사가 대외적인 홍보에 중점을 두고 시행됐던 점을 반성하고 실질적인 실천의 학문으로 사회에 확산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며 다양한 종교문화와의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서양 종교문화의 진정한 상호 이해를 통해 세계종교평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다양한 분야의 종교학자, 철학자, 종교지도자 및 영성가, 평화운동가와의 지속적인 연구와 연계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저널 발간, 영문서적 발간 등이 원기101년 이후 지속적인 연구사업과 실천단계로 제시됐다.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소 이재봉 소장은 '원불교 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으로 교단 밖의 시선으로 국제학술대회를 바라보고자 함을 전했다. 이 소장은 "우선, 학술대회를 홍보효과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내실을 기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해외 유명인사 초청에 대한 비용 부담과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한중관계연구소에서 국제학술대회를 하면, 일반인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학술내용을 쉽게 풀어서 단행본으로 만들어냈다"며 국제학술대회를 일반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소장은 학술대회 성과물을 어떻게 사회화 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해 설득력을 높였다.

이밖에도 대외적인 행사에서 원불교 법명을 사용해야 하는지, 원불교세계화에 관련해 이웃 종교지도자들과의 대담 성사여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나 호감도 조사 등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원불교사상연구원 염관진 사무국장은 "외국석학을 통해서는 미래종교로서의 원불교 이념과 모델을 제시할 수 없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외국학자들의 원불교에 대한 의미부여, 해석 및 논의가 있을 수 있겠으나 결국 국내의 연구성과나 의미부여를 통한 논의에 머물고 말 것이라는 우려다. 원불교학에 대한 외국석학의 해석은 결국 국내의 연구성과 지평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어서, 외국석학들의 섭외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염 사무국장은 "예산의 무분별한 사용을 통해 석학을 '돈'으로 섭외 할 것이 아니라 석학 본인의 내적인 참여의지를 통해 학술대회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해 외국석학 섭외의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도 원광대 조성환 연구교수는 '원불교가 한국사상사 안에서, 또는 세계종교사 안에서 과연 어떻게 자리매김되고 있는가'에 대한 원불교 정체성과 직결된 물음을 던졌다. 조 연구교수는 "오늘날의 원불교는 생명, 평화, 공공과 같은 현대적 이슈들을 포함하면서 세상과 함께하는 '시민불교' 내지 '현대철학'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살림연합 모심과살림 주요섭 연구소장도 '전환'의 눈으로 본 원불교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고, 마음인문학연구소 한창민 소장은 국제학술대회 주제 선정과 관련해 '은(恩)사상'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패널들의 발표 후에는 자유토론과 의견수렴의 시간이 이어졌다. "젊은 세대의 참신한 목소리가 실려져서 학문적 차세대를 이끌 수 있는 인재들이 드러나는 장이 되면 좋겠다", "평화와 화해, 포용과 더불어 여성성이 대두되는 학술대회이기를 바란다" 등의 의견이 교환됐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패널들의 발표의지를 살리지 못할 만큼 대중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공청회의 성격을 띠기엔 여러모로 홍보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기념대회와 더불어 원불교100주년 메인행사의 큰 획으로 자리하고 있는 국제학술대회 준비과정에 주최 측의 긴장감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 때문이다. 패널들의 발표에 대한 진행자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발언도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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