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단 내외에 원불교가 총부를 서울로 옮긴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보면 원불교 개교 100년 기념으로 서울 흑석동에 자리한 서울회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100년 기념관을 새로 지으며, 그곳으로 교정원을 옮긴다는 내용이다.

〈원불교 교헌〉에 보면 중앙총부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본교는 교단을 총관하기 위하여 중앙총부를 둔다. 중앙총부에는 종법사와 수위단회, 중앙교의회, 교정원, 감찰원을 둔다.

교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앙총부의 핵심은 종법사이다. 원불교는 종법사 중심제이기 때문이다. 교정원을 서울로 옮긴다고 해서 총부를 서울로 옮긴다고 말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오늘날 교단이 행정 집행부인 교정원을 서울로 옮기려 하는 것은 인구의 집중지역인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교화를 중시한 면이 있다. 아울러 한국사회에서 호남종교 즉 전라도 종교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경상도와 수도권에 고루 교세를 키우려는 방향 모색의 일환이라고도 말들 한다.

교정원을 서울로 옮긴다고 해서 전남 영광에서 태동되고 전북 익산에서 90여년간 전법교화를 해온 원불교를 호남종교, 전라도 종교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세인들이 원불교를 호남종교, 전라도 종교 운운하는 것은 원불교를 제대로 아는 이야기가 아니다.

원불교는 그 교리와 사상이 호대하여 전라도니 경상도니 하는 국한을 벗어남은 물론 이 나라 대한민국에 한정된 교리와 사상이 아니다.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주의와 정산종사의 삼동윤리는 세계주의인 만큼 원불교는 인류와 일체생령을 남음없이 구원할 세계적 종교인 것이다.

교정원을 서울로 옮겨가는 문제는 이미 한국사회 언론에 교단이 자료 제공을 많이 해서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교정원을 서울로 옮기는 문제는 최근 수위단회에서도 지적이 되었다. 그런 중차대한 교단적인 문제를 수위단회에서 정식으로 거론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단 안팎에서 총부가 서울로 옮겨간다는 소문이 번져가고 있다.

교정원이 서울로 옮겨갈 경우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리 직제 개편을 하고 인원을 줄인다 해도 상당수의 직원이 서울에 상주해야 할 것인데, 숙소만 마련하는 데에도 큰 비용이 들것이다.
그리고 교화는 교정원이 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교구와 경인교구 등 수도권에 자리한 교구와 교당들이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교단은 오래전부터 교구자치제를 지향하고 있으니 더 말할 것이 없다.

정산종사는 교단의 장래에 대해 "우리 회상이 영산에 뿌리 박고 신룡에서 꽃 피워서 금강에서 열매 맺으리라"고 했다. 서울에 대해서 말한 바 없다.

이래저래 우리는 말을 하거나 글을 쓸때에 정확한 사실을 알고 제대로 해야 한다. 설사 교정원이 서울로 옮겨가더라도 중앙총부는 익산에 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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