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탄생 배경은 그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과 대안을 마련하는 데 있을 것이다.

대종사가 대각을 하고 회상을 편 지 100년이다. 이 시대에 맞는 치유와 대안은 무엇일까? 그 이전에 이 시대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우리 원불교인들의 대안은 한 국가와 민족 그리고 작은 사상을 넘은 지구시민의 정신이어야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재앙은 세계 곳곳을 재난 현장으로 만든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은 이산화탄소이다.

한국은 현재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행하고 있다. 그런데 2025년까지 24기를 추가해 총 77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운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가 되면 전력 예비율은 30%가 넘는다.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세계 7위이고, 석탄 수입 세계 4위이다.

한때 기후온난화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원자력발전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인류가 가장 피해야 할 에너지원이 되었다. 2012년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자료에 따르면, 1년 동안 547.12조 베크렐(Bq)의 방사능이 누출되었다. 지난 30년 동안 누출된 방사능물질의 양은 원전사고 6등급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보고도 있다. 인류 최악의 사고였던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7등급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미 원전사고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전기 없는 사회'가 불가능한 이 시대, 대안을 찾는 일은 더욱 시급해졌다. 유럽연합(EU)은 16% 이상의 전기를 태양광에너지,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소수력발전, 지열 등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

덴마크는 32%, 오스트리아는 68%의 전기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은 이제 곧 지구상에서 사라질 사양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안에너지 현주소는 3%로 세계 꼴찌 수준이다.

100년의 원불교는 이 시대의 큰 숙제가 되어버린 에너지 문제를 풀기 위해 '100개 햇빛교당' 실현에 도전하고 있다. 원기99년부터 100주년이 되는 원기101년까지 100개 햇빛교당으로 천지에 보은하기 위해 햇빛모임을 전국과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전주 덕진교당을 1호점으로 시작한 햇빛교당은 함열·가락·김제·화천으로 이어졌으며, 한겨레중고등학교에 250kW의 대형 햇빛발전소를 설치해 100개 햇빛교당의 가능성을 넓혀 주었다. 또한 송산효도마을, 고창보은의집 등 사회복지시설 옥상에 올린 햇빛발전소는 이후 원불교 건물 곳곳에 햇빛을 모아낼 수 있도록 한 좋은 사례이다.

원기100년이 되면서 송천·홍제·도원·서광주교당 등 교당 햇빛발전소가 줄을 잇고 있으며, 석탄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하는 전기를 끊고 햇빛에너지로 100% 전기생산을 선언한 '탄소제로(0) 에너지자립교당'까지 나타났다.

영등포교당은 옥상 위에 3kW 소형 햇빛발전소를 올리고 에너지슈퍼마켓을 통한 절전운동으로 100% 자연에너지로의 자립을 목표로 한다.

인연 있는 교당에 자신의 이름으로 3kW 소형 햇빛발전소를 기부하는 '햇빛 달기-연원교당' 프로젝트에 재가 출가교도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곧 전력난으로 교화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교당 가운데 햇빛연원 1호점이 탄생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대종사가 큰 깨달음을 얻고 병든 사회의 치유와 미래 대안의 기틀을 세웠던 영산성지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위협 에너지원을 만드는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로부터 불과 7km 남짓 거리에 있다.

'원불교와 에너지순환운동'이 원불교인에게 태생적 숙제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물질의 노예생활을 정신개벽으로 극복하라는 대종사의 대각 일성은 '물질의 상징이 된 화석에너지로부터 벗어나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뚜벅뚜벅 걸어가라'는 가르침과 다름 아니다.

원불교인들이 천지보은자가 되는 길은 이미 이 회상이 열릴 때부터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 원불교 100년 성업이 된 100개의 햇빛발전소, 햇빛교당을 만들어 가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원불교100년성업회 사무총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