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빛내는 정전

진리성·사실성·원만성은
교법의 핵심이자 지향점

대종사님께서 원불교를 이 땅에 출현시키면서 가장 소중하게 지키고자 한 가치이자 신념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러니까 원불교가 불교라고 하면서도 불교의 종파는 아니고 또 하나의 종교인 원불교일 수밖에 없는 고유의 정체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요?

핵심 가치(Core Value)라고 하죠. 코어(Core), 그러니까 과일이나 사물의 가장 중심에 있어서 핵심이 되고 골자가 되는 어떤 가치가 원불교의 교리와 문화, 제도 등을 형성하는 기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개교의 동기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써… 파란 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 중생도 빠짐없이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진리에 대한 믿음'과 '사실적인 수행', 이 3가지 핵심 가치를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속되고 지켜져야 할 원불교 교법의 지향점이자 정수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개교의 동기에 이어지는 교법의 총설에서는 이러한 핵심 가치를 원불교 교법의 근간으로 삼은 구체적인 교리 체계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진리적인 믿음'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으로 일원상의 진리가, 그 '사실적인 신앙과 수행'의 대상인 사은과 사실적인 수행 방법인 삼학이 제시된 거죠.

이러한 핵심가치의 비롯은 깨달음의 안목에 입각한 성자의 경륜이기도 하고, 당시 종교계의 아쉬운 현실에 대한 비판적 대안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세계의 많은 종교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모든 부처와 성자의 본의와는 다르게 각종 각파로 나뉘고, 때로는 아예 새로운 종교를 설립하여 서로 다른 제도와 방편을 주장하여 서로 융통을 보지 못하여 반목과 갈등이 있고, 비교할 데 없이 우수한 교법인 불교마저도 출세간 스님을 중심으로 제도가 조직이 되어 일상생활을 하는 일반 신도에게는 맞지 않아 보였죠.

그리하여 대종사께서는 '만법을 통하여 한 마음을 밝힌다(通萬法 明一心)'는 취지하에 깨달음의 안목에서 불법을 주체로 하되 모든 종교의 종지를 통합 활용하여 새로운 종교를 창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종교의 교의나 취지와도 상충되지 않고, 어떤 대상에게도 적절하며, 어떤 시대와 인심에도 적합한 종교여야 했죠. 어디에도 걸림없이, 누구에게도 편협되지 않는 크고 원만한 종교여야 하는 겁니다.

"우리는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인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과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으로써 신앙과 수행의 강령을 정하였으며, 모든 종교의 교지도 이를 통합 활용하여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는 것이니라."

그렇다면 왜 일원상의 진리에 대한 신앙이 진리적일까요?
사은 신앙과 삼학 수행은 또 왜 사실적일까요?

어떻게 하는 것이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는 길일까요?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는 것이 왜 모두가 행복한 낙원을 향해 가는 길일까요?

틈나는 대로 〈정전〉을 읽으면서 같이 한 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밴쿠버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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