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신심이 깊지는 않지만 관호라는 번듯한 법명도 있고, 길거리에서 원불교를 만나거나 원불교 교무님을 만나거나 교당 옆을 지나갈 때면 왠지 반가운 원불교 교도이다. 라디오도 주로 WBS 89.7MHz 원음방송을 즐겨듣는다.
아주 어릴 때 김천 성내2동 산언덕 교당에 엄마 따라 다니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50년이 훌쩍지나 어머니께서 법사가 되신다니 정말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사라고 하면 신출귀몰한 손오공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다루시던 서유기 삼장법사와 동급쯤 되는 영광스러운 자리라기에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나의 어머니 이 법사께서는 구성 상좌원의 유서깊은 연안 이씨 가문 맏딸로 태어나 꽃다운 18세에 아버지와 혼인했고 결혼 초년 힘든 전쟁통에 딸 둘과 아들 넷 모두 여섯의 자식을 두셨다. 그 여섯 자식들로부터 손자 손녀 13명, 또 그 손자 손녀들 아래 증손 9명, 어제 기차로 내려오는 길에 한 참을 헤아려 봤는데 아마도 엄마가 길러내신 자손들이 모두 28명쯤 되는 것 같다. 참 다행히도 그 많은 자손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선량들 하다.
엄마 자손들이 모두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다 엄마의 후덕하신 심성과 깊디깊은 사랑 덕분이라고 믿고 있는데, 엄마의 그 후덕하신 심성은 지난 50년간 원불교 교당에서 갈고 닦여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법사가 되셔서 엄마의 내공은 더 깊어지셨을 테니, 그 덕분에 저희 자손들도 더욱 더 잘되고, 그 이웃들과 이웃들의 이웃들이, 더 크게는 온 세상 모든 만물들이 다들 더 행복해 지리라 믿는다.
이 우주적인 경사 축하 축하드리며, 이 법사님! 앞으로도 오래 오래 건강하시길 바라고, 100살된 원불교도 천년만년 번창하길 기원드린다.
<김천교당>
권관호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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