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수첩
'사람들은 때로 믿을 수 없고, 앞뒤가 맞지 않고, 자기중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용서하라…(중략)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과 나누라. 언제나 부족해 보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라.'
때 이른 무더위에 되 뇌이는 말이다. 사랑은 가까운 사람과 더불어… 메르스 보다도 우리주변의 가까운 인연들의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까? 알게 모르게 짓고 받는 인과가 있다. 지금 이 순간, 10대 학생들을 보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바로 용서라는 생각이 든다.
매년 약 6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학업중단은 학생들의 사회적 자립 및 성장을 저해하고 국가차원의 인적자원 손실, 범죄율 증가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필자는 학업중단 학생의 비율은 높지 않으나, 정규교육에서의 학교부적응 학생들과 숨을 쉬면서 위기학생들의 내적인 변화를 위해 점진적인 접근방법으로 체험활동 및 정서적 상담, 학부모 컨설팅, 지역사회 연계 등을 진행하여 학교에 대한 흥미를 되찾도록 함으로써 학교 복귀 및 적응에 도움을 주는 전문상담교사이다.
08시 20분 학생들이 교정으로 들어선다. 교복을 입었으나 스키마, 가치관, 성향, 표정들이 다양하게 스미어 온다. 마치 각자의 꿈과 희망이 다른 것처럼…10여분이 지난 후, 조금 전의 여느 학생들과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입가에 흐뭇한 표정으로 한 무리의 학생들이 보인다.
노작교육인 동행 프로그램을 통해 동작치료 활동으로 부족한 사회성을 향상시키고 학교적응을 돕는 협력수업의 파트너들이다. 이 학생들이 늦게 오더라도 내가 있는 Wee class 안테나에서 보이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
A학생, 만성적 우울과 대인관계 피해의식으로 무력감을 호소하고 자살 시도 경험도 있었던 학생이 1년의 정서적 지지를 통해 친밀한 관계형성이 되어서 그런지 요즈음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 대한 자기조절 능력 향상으로 학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B학생, 꿈에 대한 좌절과 불안정한 가족환경으로 만성적 우울 및 불안과 감정 기복이 심하여 또래 관계 시 비난 및 공격적 언행이 비행으로 전이되어 술, 담배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 했던 학생이 상담·치료를 통해 감정조절 능력이 향상되어 또래 관계가 개선되어 비난과 공격적 행동이 감소되어 행복하다.
C학생, 학교 부적응으로 등교 거부와 스마트폰·게임에 몰입하여 다른 활동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학생이 갈등해결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고 협동하는 행동이 증가하는 긍정적 태도가 형성되어 행복하다.
D학생,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가족간의 대화를 거부하면서 집에 오면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으로 보내며 우울감을 호소했던 학생이 또래 친구들의 격려와 지지를 받으면서 두려움이나 공포감 없이 함께 대화하고 어울리게 되어서 행복하다.
다음 달 21일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도 학생과 교사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교육부 장관은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야 하고, 시·도 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 시행계획을 학년도 시작 3개월 전까지 세워야 하며 현직 교원들은 인성교육 연수를 예비교사들은 인성교육 역량 강화 교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는 2014년 12월 29일 법안이 통과됐고 1월 20일에 제정·공포 됐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 마당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웃음이 피어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가정에서 어른을 공경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본다.
원불교 교도들만이라도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한다고 해서 남의 일처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늘 멈추고 마음 바라보고 적극 감사 실천하는 정법생활의 분위기가 형성되면 저절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퍼져갈 것이다.
서두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처럼 정말 마음공부를 통해 도반들이 경계를 극복할 수 있는 힘 있는 리더들이 되었으면 한다.
<원광중학교>
이봉주 교사
wonnews06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