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 이성택 교무 지음
동남풍·18,000원
교산 이성택 원로교무가 행복한 성직의 길을 걸어오면서 쌓은 진리의 응답서를 냈다. 책 제목 〈0분의 1 인생〉은 이 교무가 후진들에게 전하는 화두다.

이 교무는 "나의 성직 생활 수 십년은 아무 한 일이 없다. 그리고 지금도 할 일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성직 생활 일생을 한 일 없이 산다는 것은 잘하는 것 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다"며 〈0분의 1 인생〉이라는 제목을 언급했다.

수학에서 0분의 1은 답이 얼마로 나올까? 이것은 수학적으로 불능이라고 한다. 이 원로교무가 전하는 '성직'의 길 또한 진정한 불능의 자리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분모가 0인 경지가 어떤 경지인가. 0분의 1은 성자들의 삶의 모습이다. '한 법도 설한 바가 없다'는 상태가 진정한 '무아'이다. 나를 깨부수는 경지. 자기를 없애고 자기 스스로를 계속해서 반성하고 자기 스스로를 '0'으로 만들어 '무아'가 되어야 한다."

"〈정전〉에 보면 총서편, 교의편, 수행편이 있다. 교의편 제일 끝이 4대강령이다. 4대강령의 제일 끝은 '무아봉공'이다. 교의편 전체 내용을 완전히 체득해서 실천하는 사람의 모습은 결국 '무아봉공'의 삶, 그 자체다."

"무아를 분모로 하고 봉공을 분자로 해야 한다. 우리는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하고 수행하고 있다. 일원상 진리의 신앙과 수행이 숙달된 사람은, 신앙은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모습으로, 수행은 무시선, 무처선으로 나타난다. 이것이 숙달된 신앙수행인의 모습이다."

"그런데 '처처불상 사사불공'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신앙하는 사람의 궁극적 모습은 '봉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성자들의 삶은 곧 봉공의 삶인 것이다."

"일원상 수행 또한 '무시선 무처선'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무아'이다. 무아가 되지 않으면 수행이 궁극에 이르렀다 할 수 없다."

이 원로교무가 전하는 '0분의 1 인생'. 이는 '무아 분모의 봉공 분자'임을. 결국 우리 교리 전체를 신앙하고 수행하는 모습은 '무아봉공'으로 나타내야 한다고, 이것이 '0분의1 인생'임을 그는 깊고 깊은 안목으로 전했다. 성직, 그것은 진정한 불능의 자리요 무아봉공의 생활이며 최종 목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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