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15

흔히 작심삼일이란 말을 많이 쓴다. 스스로 결심한대로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사실 의지만을 가지고 자기를 이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랜 세월 물들어온 무명습기를 어떻게 졸지에 쉽게 제거할 수 있겠는가.

자기의 심신을 조복(調伏)받을 수 있으면 항마위(降魔位)라 하였다. 항마를 하려면 그 만큼의 깨달음과 실천력이 동반했을 때 가능하다. 그래서 자기를 이기는 것은 성인군자의 몫이다. 대종사님은 누구나 이 법대로만 수행하면 성인군자가 될 수 있도록 그 길을 밝혀 놓으신 것이다.

이 세상은 넓고도 넓지만 나와 관계되어 있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직접 혹은 간접으로 서로 상호작용으로 나라고 하는 존재가 있는 것이다. 더더욱 지금 시대는 과학이 발달해 세계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활동 영역이 더 넓어졌고 상대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아무리 복잡다단한 시대라 할지라도 결국 내 마음이 세상의 중심이고 이 몸은 만사만리(萬事萬理)의 근본이며 나의 존재는 사은(四恩)의 공물(公物)임을 알아야 한다.

자력과 타력은 서로 어우러져 있다. 내가 자력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타력이 아니면 일분일각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우주만유의 관계에서 우리는 수많은 것들과 상대하며 살고, 근본적인 은혜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만 서로가 해독을 입으면서 살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왜냐하면 아상이나 사사(私邪)로움에 물들어 있을 때는 자연스럽게 자리타해(自利他害)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중생심으로 물들어 있는 한 다른 사람과 상대를 짓게 된다. 그 속에서 경쟁하며 억지로 이기기로 하면 다른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이솝우화에 '바람과 태양' 얘기가 있다.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누가 더 빨리 벗기느냐로 강한 자를 정하기로 하였다. 먼저 바람은 차고 강한 바람을 뿜어냈지만 그럴수록 나그네는 외투가 벗겨지지 않도록 겉옷을 붙잡았다. 그러나 태양은 따뜻한 햇살로 비추니 나그네는 스스로 겉옷을 벗었다. 내 마음 가운데 사사(私邪)가 떨어져야 한다. 인자(仁者)는 무적(無敵)이라 한다. 강압적으로는 남을 결국 이기지 못한다. 한없이 무념무상으로 은혜를 베풀고 계시는 천지기운에 합하여서 상대해야 다른 사람도, 천하 사람도 다 나를 향하여 오는 것이다.

대종사님은 과학문명의 위기를 당하여 정신개벽의 기치를 드러내시고 평화로운 평등세상을 구축하기 위해 자력양성을 말씀하셨다. 자력양성은 자연스럽게 인권평등을 가져올 수 있는 묘약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본연의 마음을 기르고 정신 육신 물질로 자력을 세워 만사만리의 근본이 되는 나를 이기고 바로 세워야 타인으로부터 해를 입지 않을 수 있고, 천하를 평정할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우인훈련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