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이 운영하고 있는 훈련원은 전무출신 훈련 전문 도량인 중앙중도훈련원을 비롯해 국내 18개, 해외 4개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의 훈련원은 도심을 떠나 대자연과 함께하고 있는 장점을 지녔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트렌드인 자연과 힐링 등의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

훈련원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내적과제는 훈련관련 정책과 질 높은 프로그램 개발, 수준 높은 지도자 양성 등 3박자 부족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지역별로 분포돼 있는 훈련원의 영세성, 시설의 낙후, 지도자 부족(잦은 인사이동 등)은 훈련원의 존립마저 힘들게 하고 있다.

또한 외적인 위험 요인은 영성 및 명상이 산업으로 발전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민간 기업이 종교영역으로 여겨졌던 곳까지 들어온 것이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대규모 시설과 프로그램 개발, 홍보 등으로 대중을 유혹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훈련원들은 고유 영역을 지키면서 재정적 안정과 전문 인력 양성을 꾀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 훈련원은 교도정기훈련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마디로 교도만을 위한 훈련원이 되어 버렸다. 물론 반론의 여지는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다.

훈련원이 단순히 훈련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휴식과 힐링의 장소로 도량의 정비가 시급하다. 더불어 비교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의 도량도 요청된다. 교도훈련에 국한된 훈련원의 전략도 수정돼야 할 것이다. 불교 조계종의 템플스테이처럼 대사회적인 통합 브랜드를 만들거나 홍보를 강화해 나가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훈련원별 사업자등록증 발급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훈련도 시대의 흐름과 유행을 탄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로 오감 만족을 통해 흥미와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 유행을 접목해야 대중의 시선을 어필할 수 있다.

훈련정책·프로그램·지도자 3박자 필요

통합 브랜드로 대사회적 홍보 마케팅 요청

수요자 중심, 실력 겸비한 탁월한 지도자


2월9일~10일 훈련기관협의회 전반기 연수에서는 '어떻게 하면 원불교만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훈련기관별 특성화를 꾀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위도원 동명훈련원장은 "교사 직무연수를 진행했는데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반면에 시설 평가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세계적인 영성센터를 가보면 낙후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이는데 그것은 프로그램과 지도자의 힘에 의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실력 갖춘, 그리고 스타성 있는 교무가 사람을 모은다는 것이다.

교도훈련에 있어서도 봉공회, 청운회, 여성회, 원창회 훈련뿐만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교도정기훈련에서 오는 피로감과 익숙함이 발전을 막고 있다. '작년에 했던 프로그램, 그 강사가 또 하네' 등의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훈련위원회에서는 적어도 '교도정기훈련은 365일 중 1박2일 코스의 숙박형 훈련이 이뤄져야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훈련원들의 요청은 숙박형 훈련과 더불어 시간 이수형, 상시훈련 등 다양한 선택의 폭을 교도들에게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산종법사는 "훈련원이 할 일은 부처와 성인을 만들어 세상에 보급하는 것으로 그 공장이 바로 훈련원이다"라고 법문한 바 있다. 부처와 성인을 만들라는 법문은 비단 교도만 훈련시키라는 뜻이 아니다. 훈련원별 최소 3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배치돼야 하는 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만 훈련원 네트워크 형성과 훈련원 간 인적 교류로 부족한 현실을 타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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