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만 해도 '나이 듦'은 '철듦'을 의미했다. 어려 보인다는 것은 미성숙하다고 여겨져 나이 값을 못한다고 무시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노화방지(안티에이징), 동안열풍'이 대세를 이뤄 외모관리의 정도가 시간적, 경제적 부를 입증해 주는 척도가 됐다.

불황 속에서도 노화방지를 위한 지출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평균 수명은 길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늙음과 나이 듦을 불안해 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우리 사회가 짊어질 경제적 부담과 준비 안 된 나이 듦에 대한 불안감이 자주 거론된다. 경제적인 풍요가 반드시 아름다운 노년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돈부터 해결하려고 한다. TV에 돈을 앞세운 실버보험 상품들의 공포 마케팅을 보면서 서글픔을 느낀다. 노년기에 있어 돈의 중요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돈을 제대로 쓰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돈에 휘둘려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돈만 준비되어 있으면 노후가 편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 모르겠으나 진리마음을 찾아 저축하지 않으면 돈이 있어도 지치고 불행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삶의 보람은 본인 마음가짐에 달려있어
성공한 인생, 나이들수록 영성 계발에 힘쓰는 것


존 러스킨은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했다.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쌓은 마음의 내공으로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마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긍정하고 만족하고 감사하면 자연스럽게 편안한 얼굴이 만들어진다. 긍정이라고 해서 모든 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일단 나에게 일어난 상황을 수용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고 순경과 역경이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인과보응의 진리와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달으며 살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가치관에 따라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은혜롭게 나이 들기란 매우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다. 은혜 속 즐거움과 행복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으로 획득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원불교인으로 멋지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일원상 진리의 테크닉을 배워서 잘 실천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참나'의 주인이 되어 마음 올바르게 판단하고 행동하기 위한 유무념 공부와 일심으로 기도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머리를 계속 사용해서 지적 능력이 쇠퇴하지 않아야 무병장수 할 수 있다 하니 건강한 나이 듦을 위해 생각은 늘 현재형으로, 행동은 미래형으로 함으로써 내적인성장을 통해 행복 에너지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생각과 마음 상태에 따라서 표정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쌓여 얼굴에 나타나므로 나이 들어도 남아 있는 능력을 잘 활용하여 염불로 마음 안정하고, 좌선으로 망념을 잘 다스려서 심상을 환하게 만들어야 복과 행운이 절로 따라 올 것이며 삶의 보람도 느껴질 것이다.

삶의 보람은 100% 본인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어떤 모습으로 살든 보람을 느끼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젊은이부터 장·노년층까지 '나는 어떻게 나이 들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나이 듦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진지한 자기성찰을 통해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선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나이 든다는 것은 잃는 것도 많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창조의 시간이기도 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삶의 보람을 마음속에서 파괴당하거나 빼앗기지 않도록 영성 계발에 힘써야 한다.

얼마 전 지인이 '바램'이란 노래가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며 들어보라고 권했다. 노래 끝 부분의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 닿았다.

늙음이 천천히 익어가는 술처럼 그윽한 인생의 향을 품어낼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해낸 사람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삶을 산다면 성공한 나이 듦이 아닐까 싶다.

<부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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