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내가 가장 많이 만났던 사람은 원기50년 이전에 출가한 교무님들이다. 모두 수도원에 계시는 여자정화단 원로교무님들이다. 면대 면이 아닌 원고를 통해 지금도 만나고 있다. 이 만남은 곧 마쳐질 것 같다.

원로교무님들의 교화 일생을 정리하며 경건함과 숙연해짐, 어려운 시절의 돌파구는 '원불교'였음을 재차 인식했다. 시대적 상황에서 출가를 단행한 선진, 수행을 통해 부처를 이루고자 했던 선진, 대종사를 친견한 일원가족으로 부모의 권유로 한 출가 등 다양했다.

특히나 부모의 허락을 받기가 어려워 보자기에 옷 몇 가지만 챙겨 나온 선진, 수중에 돈이 있으면 돌아갈 마음이 생길까 봐 돈 한 푼 챙기지 않고 출가한 선진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함을 넘어 마음을 다잡게 했다.

'나의 인생, 나의 삶'. 이 책에 담겨질 일반 여자교무님들의 삶에서 초기교단의 법열과 선진들의 교화역사를 볼 수 있다. 마을 마다 교당이 들어설 때의 고생은 보람이었고, 교리강습을 위해 집집마다 순교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지역 유지를 교화해야만이 교당이 지역에서 위상을 갖겠다 싶으면 서슴치 않고 당처불공을 쉬지 않았다. 정성스런 직접불공과 진리불공은 입교와 법회 출석으로 연결됐다. 그 포부도 당당함이 어디서 나온 것일까. 그렇게 원불교 1세기 교화는 '사무여한, 이사병행, 영육쌍전'의 초기교단의 정신이 맥맥이 흘렀다.

먼 훗날 100년 후, 다시 '나의 인생 나의 삶'을 정리한다며 21세기 교화는 어떤 단어로 대별될까. 6월 초 한 모임이 있었다. 올해 사)한국문인협회에서 내게 준 임명장이 있다. 제26대 인성교육개발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는 것이다. 이후 문협 소속 전국의 인성개발위원이 전주에서 개최됐다. 당시 위원들은 원불교 교무인 나를 보고 모두 한마디씩 건넸다.

"원불교가 100년이라지요. 원불교는 소리 없이 진실하게 서두르지 않고 잘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특히나 문효치 이사장은 "인성교육 분야에서 마음공부와 접목한 프로그램을 기대한다"는 활발한 활동을 부탁했다.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대답을 했지만 막상 개인적인 문학 활동 외 어떤 방법으로 이 단체에 기여할까를 고민했다. 우리는 사회가 우리 교법의 적극적 활용도를 간절히 요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결국 원불교 2세기 교화는 사회 곳곳으로 힘차게 걸어 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사회단체의 구성원들과 한 팀이 되어 원불교 교법이 일반화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각자가 시행할 때임을 재차 인식하게 했다. 이미 조용한 가운데 활동하고 있는 교역자도 많다. 모두가 협시보살이 되어 일조를 할 때 교법의 사회화가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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