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17사단 번개교당 건축
경기인천교구, 남양주교당 등 지원

▲ 육군 제17사단에 번개교당 건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옛 군악대 합주실을 리모델링해 법당과 생활관을 짓고 있다.
군 교화의 선봉이자 군 교당 개척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문정석 교무(대위). 육군5사단 열쇠교당 건립을 시작으로 육군53사단 충렬교당 건립, 그리고 육군17사단 번개교당 봉불식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어느 교당 건립보다 어려웠다고 회고한 문 교무는 마음에 담았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교당 건축까지 염두에 둔 개척 사단이라 기대와 설렘으로 첫발을 내딛었지만 부대 환경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도심에 있으면서 역대급 규모라고 하지만 건물이나 시설은 1960년~1970년의 옛 모습을 가지고 있어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당 건축을 위해 협의에 들어갔지만 그린벨트에 묶여 신축 및 증·개축이 제한돼 있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켰다"며 "개발할 때도 엄청난 환경훼손분담금을 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런 관계로 군 막사 개선사업 등 부대환경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고 밝혔다.

교당 신축을 하게 되면 건축비의 20%를 분담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부담을 안고 건축하기에는 군종교구나 경기인천교구에게도 쉽지 않았다. 더불어 신축에 따른 행정 처리도 2년가량 예상돼 교당 신축에는 여러 가지로 무리가 따랐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교당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부대 유휴시설(미사용 빈 건물)이 없는 상황에서 교당 건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찾은 것이 군악대 합주실이다. 35년 전 불교 사찰로 쓰던 건물이었는데 현재는 군악대 합주실로 사용하고 있었다"며 "부대 내에서 리모델링 안이 제시되자 경기인천교구는 군 교당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교구 상임위원회와 출가교역자협의회를 거쳐 군 교당 마련 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남양주교당의 큰 결단은 건축기금의 초석이 됐다. 이어 교구 각 교당들의 분담금으로 번개교당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교당 건립의 차질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다가왔다.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았던 교단 건축 불사는 부대에서 요구하는 사항과 교구의 지원 내용에서 큰 차이를 보여 협의과정을 거쳐야 했다. 말이 협의지 의견 차가 너무 커 조율과정은 산 넘어 산이었다.

그는 "요구 사항이 너무 커 조율을 해야 하는 나는 심신이 괴로웠다. 8차까지 가는 실무회의를 개최했지만 해결방안은 요원했다"며 "답보 상태가 계속되면서 나 스스로도 지쳐갔고, 심지어는 교당 건립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와 더 힘들게 했다. 그렇게 1년이 훌쩍 넘어갈 때쯤 새로운 지휘관이 취임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 지휘관은 '미진한 사업들에 대한 재평가와 타당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 그 지시 속에는 원불교 교당건축의 건도 포함돼 건축불사에 점차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다. 불합리한 부분이 해결되면서 법적 범위 안에서 리모델링과 군악대 합주실 건축(이전)이 극적으로 승인을 받게 됐다.

그는 "부대와 교당이 윈-윈 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 가능해졌다. 부임 1년6개월 만에 교당건축이 시작됐고, 8월말 완공 예정이다. 봉불식은 10월3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도 원불교 군종 소령 진급 티오를 확보하지 못해 내년이면 전역해야 하는 문 교무는 "번개교당 건축이 내가 현역으로 있을 때 마지막 불사가 될 수 있어서 더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건축이 어려울 때 어떤 교무님의 한 말씀이 나를 위로해 주고, 힘을 줬다"며 이야기를 소개했다. "일이 하나 되려면 일하는 사람이 푹~ 썩어야 돼. 그래야 아주 좋은 거름이 되어서 일이 되는 거야.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썩어봐. 잘 될 거야." 문 교무는 이번 교당 건축을 진행하면서 온 마음과 몸이 썩어야 하는 이치를 깨달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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