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공부 17

세상은 음양상승의 도를 따라 인과보응의 이치가 펼쳐지고 있다. 모든 만물은 이 원리에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진리를 꼭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제는 오랜 가뭄이 해소되는 단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반가운 비다. 그 바람에 이곳 훈련원 대법당 신축공사 작업이 하루 중단되었다. 그 만큼의 작업이 늦어지므로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천지자연은 성주괴공과 춘하추동의 이치따라 변화하며 지수화풍과 풍운우로상설를 통해 차서를 잃지 않고 무시광겁으로 운행되고 있을 뿐이다. 그 안에서 만생령들의 삶이 각기 다르게 펼쳐지고 있건만, 범부 중생들은 전체와 유기적 관계를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 이익만 생각하게 되고 그에 따른 행동이 결국 상극과 죄악을 낳게 된다.

그러나 깨친 분들은 모든 것을 감수불복하며 능히 수양의 힘으로 상생상극의 업력을 초월해 버리기 때문에 어떠한 경계가 온다 할지라도 그로 인하여 착심이 생기거나 죄해를 낳지 않는다.

범부중생은 무명과 업에 가려서 육근동작을 행할 때에 자리타해의 업을 짓기 쉽다. 마치 어두운 밤에 길을 가는 것과 같아서 무엇이든 억지로 하려고 하고, 상대를 거스르는 행으로 이익을 취하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특히 개성도 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더더욱 지혜와 덕을 겸비해서 자리이타로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러므로 수양력과 대지혜와 정의의 실천력이 없이는 사실상 이 세상을 잘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대종사님은 진리적 불공뿐 아니라 사실적인 불공법으로 당처에서 구할 수 있도록 길을 밝혀 주셨다.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실행이어야 자타가 화하면서 구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바라는 마음이 없어야 크게 와지는 법'이다. 옛말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하였던가. 사람으로서 할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뜻이다.

도를 아는 사람은 결코 억지로 구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할 일은 사람이 하고 하늘이 할 일은 하늘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건만 갖추어지면 그 가운데에 무위이화로 이루어지는 것이 정한 이치이다.

사람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순리와 사실적으로 행하는 것은 우리 몫이며, 응당 그 행하는 바에 맞게 틀림없이 인과로 보응을 하는 것은 하늘의 행할 바이다.

그 하늘의 도와 합일하여 마음대로 부려쓸 수 있는 것은 부처님의 몫이다. 불보살들은 말하고, 생각하고, 행하는 것이 모두가 도 아닌 것이 없으므로 무위이화로 원하는 바가 다 이루어지고 만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다.

<우인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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