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감정·해오가 마음공부의 해답'

▲ 수요마음공부방 회원들이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고 있다.

문답·감정·해오의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이 온전히 실천되고 있는 군산교당 수요마음공부방. 6년간 이어 온 마음공부방은 15명 이하의 소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법의문답과 회화훈련을 통해 공부인들의 마음엔 교법에 대한 확신과 생활 속 실천에 대한 의지가 깊어지고 있다.

한 주 한 주 쌓여가는 정기훈련의 재미

공부방을 운영하는 맹진희 교무는 "부임 당시 최세종 교무께서 '가장 자신 있는 교화를 하자'는 화두를 주셨고, 이에 마음공부방을 설계하게 됐다"며 "아무리 중요한 행사가 있어도 쉬는 법이 없다. 한 주 한 주 알뜰한 정기훈련이라야 상시공부의 자료를 준비할 수 있고, 치열한 일상에서 정기공부의 자료를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정기와 상시훈련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3층 영모전에서 진행되는 공부방은 저녁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2시간을 꼬박 채운다. 늦은 시간이지만 이것도 부족하다는 게 교도들의 마음이다.

다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온 마음공부방은 '일원상의 진리'와 '마음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정전〉에서 〈대종경〉 공부로 접어든 요즘, 각자의 마음 실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이를 11과목 훈련을 적용해 풀어내고 있다.

윤문한 교도회장은 "마음공부방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경계를 당해 '멈춤의 훈련'이 깊어졌다"며 "자성을 찾아가는 수행에 눈을 뜨면서 고집했던 나(我相)를 차츰 내려놓게 됐다. 밖으로 치닫는 마음이 본래의 참 고향으로 향하게 되면서 여유를 찾게 했다"고 가정과 직장에서의 변화된 모습에 만족감을 표했다.

3단계 마음공부로 내면을 풍성하게 해

수요공부방엔 몇 가지 단계가 설정돼 있다. 도입과정인 1단계 '마음열기'는 성가와 염불, 좌선을 통해 1주일간 쌓였던 긴장과 업력을 푸는 데 집중한다. 2단계는 '경강 및 회화'로 교전해의를 중심으로 맹 교무의 경강과 공부인들의 경험을 자유롭게 의견 교환한다. 마지막 3단계는 미리 준비한 '명상의 글'을 통해 서원과 실천을 다지도록 구성돼 있다. 매우 간단한 단계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 깊은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마음열기'의 첫 시작은 '성가 부르기'다. 〈정산종사법어〉 경의편 1장에서 "성가는 화(和)가 그 주지가 된다"는 법문처럼 20여 분간 성가를 부르며, 성가도 경전공부가 될 수 있음을 체험한다. 공부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성가는 '그래서 좋다'이다. "나를 칭찬해 주는 사람이 있어 그래서 좋다…이제야 모두를 감사할 수 있어 그래서 좋다." 성가 내용을 음미하며 일심으로 기쁘게 부른다. 그 자체가 바로 선이다. 나무아미타불, 숙승업진봉, 도량가, 인생은 시, 세월 등을 부르며, "오늘도 오길 참 잘했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머리를 곧게 하고 단전에 마음을 주하라"는 맹 교무의 주의에 '면벽(面壁)'에 들어간다. 벽을 바라보며 본래의 자신을 성찰한다. 또한 염불십송을 독송하며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 일심을 단련한다. 이어진 와선(臥禪) 시간에는 명상음악과 성찰의 글을 통해 근심 걱정을 다 내려 놓는다. 깊은 휴식에 감사와 참회가 동시에 이루어지니 심신이 개운해진다. '마음열기'로만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경강시간은 마음공부의 핵심 주제를 다룬다. 최근에는 〈대종경〉을 중심으로 교리적 의지를 새겨 가고 있다. 이날 공부한 인도품 14장의 '사람이 그 본의는 저 편에게 이(利)를 주고자 한 일이 혹 잘못되어 해를 주는 수도 있나니'에 대해 맹 교무의 전체적 의지 해석과 상세한 단어설명으로 마음의 근원을 세밀히 궁구해 간다. 맹 교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교도들은 관련 법문을 찾느라 바쁘다. 이러한 과정으로 하나의 법문을 통해 교리를 통째로 이해하는 희열감을 느끼게 한다.

이어진 회화시간, 군산원광효도요양병원에서 시설반장으로 근무하는 황병국 교도는 "친구에게 좋은 일자리를 소개시켜 주려 했으나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큰 오해가 생길 뻔했다"며 "오늘 공부를 통해 삼학수행이 다 동원되지 않으면 성공하는 불공이 될 수 없음을 절감했다"고 깨침의 기쁨을 전했다. 수요공부방에 매료된 황 교도는 직장에서도 감사맨으로 통한다.

▲ 공부인들은 면벽과 염불십송으로 자성의 근원을 탐구해 들어간다.


수요공부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목은 공부인 모두가 자신의 속 이야기를 충분히 내 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배려한다는 것이다.

공부방의 마지막 갈무리는 '명상의 글'이다. "부처님을 대하는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미운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제 더 이상 미운 사람이 아닌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불공은 부처님의 심법입니다." 맹 교무의 차분한 음성에 공부인들은 두 손을 모아 서원을 올린다. 수요공부방 선객들은 한결같이 "공부를 안 할 수 없다. 살아있는 마음사용 공부길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며 쉼 없는 정진을 이어갈 것을 다짐한다.

최세종 교무는 "교법에 바탕한 공부방이 단계별, 세대별, 입교 년수별로 세분화해 정기와 상시 훈련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교당교화의 활로다"고 교당 내 마음공부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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