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종교 백화점이다. 크고 작은 많은 수의 종교들이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는 불교가 국교였고, 조선조에는 유교가 국교였다. 지금은 국교가 따로 없다. 각 종교의 기국과 역량을 따라 교세를 넓히고 있다. 포교활동이 계속된다면 종교인구는 날로 더 늘어날 것이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의 교세는 너무나도 크고 방대하다. 신자수도 5백만에서부터 천만명에 이른다. 이들 3개 종단이 가진 종교 재산만도 천문학적이다. 종교가 가진 재산은 사회 공익에 쓰여진다해서 면세가 많다. 그 만큼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종교의 기본 조건은 순수성이라고 본다. 영리만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사회 기여와 공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종교가 교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득이 사업을 한다 하더라도 정직에 바탕한 사업을 해야 한다. 권모술수와 방편이 동원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종교사업이기 때문이다.

주산 송도성 종사는 일찍이 원불교 성직자인 '전무출신(專務出身)' 자질의 첫째 조건을 그 인성에 진실성을 말했다. 아무리 재주와 지식과 외모가 뛰어나다 해도 진실하지 못한 사람은 전무출신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 재주와 지식이 많다면 오히려 교단을 재앙에 빠뜨리기가 쉽기 때문이다. 비록 우둔하고 역량이 좀 모자란다 하더라도 그 심성에 진실성과 선량함이 뿌리하고 있다면, 그가 교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 교단은 일제의 압정 속에서도 굳굳이 성장해온 자랑스런 종교이다. 정직과 진실이 그 토대로 중심을 잡고 있다. 당시 신흥종교들이 재색간에 물의를 일으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릴 때, '불법연구회는 나라를 맡겨도 될 단체'라고 신뢰를 받았다.

원기100년대를 맞이한 원불교는 초창 당시의 이러한 전통을 올곧게 이어 가야 한다. 설사 발전이 늦어진다 하더라도 종교의 순수성을 최고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 국내는 물론 세계교화를 전개할 때에 이익 보다는 정의로움을 우선시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비록 종교사업일지라도 사업은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지만, 불법(不法)을 활용하는 어리석음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단순한 영리 사업자가 아니고, 인간을 선화(善化)하는 종교사업이기 때문이다.

교정원 재정산업부가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원창사업이 이러한 윤리적 바탕 위에 운영되고 있는 것은 교단의 긍지요 자랑이다. 원광대학 병원도 마찬가지다. 여느 대학병원 보다도 친절해서 고객 편의를 우선하는 수준 높은 의료진이 되길 바란다. 대도정법 회상인 원불교의 간판을 걸고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외국 교화를 함에도 너무 서둘지 말아야 한다. 여러 곳에 산발적으로 약세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중시하는 방향이면 좋겠다. 순수성이 돋보이는 혁신불교의 모습이 교화에 최상의 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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