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사회에 '마음공부' 인프라구축

'해외 청년, 청소년 마음 살리기' 프로그램으로 열심히 활동 중인 메릴랜드대학교 볼티모어 카운티 캠퍼스(UMBC) 통계학 전공 박도환(39·워싱턴교당) 교수. 메릴랜드대(UMBC)는 워싱턴 D.C. 외곽의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카운티에 위치한 연구 중심 주립대학이다.

그는 6월 '감로교화재단 1차 교화지원사업 중간보고'를 위해 잠시 입국을 했다. 미국 대학이 방학을 맞아 모처럼 만의 한국 방문이라 여러 가지 전공에 대한 세미나와 학회 일정을 계획했다. 하지만 메르스로 인해 그 많은 일정이 취소됐다. 감로교화재단 1차 교화지원사업 중간보고를 마치고, 성탑참배를 한 후 그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워싱턴교당 황상원 교무님과 함께 시작한 '해외 청년, 청소년 마음살리기'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대하는 저에게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잘하는 학생들 지도할 때는 경계가 없는데, 아무래도 학습을 못 따라오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그렇지 않죠. 학생들 상담을 할 때 교리에 입각해서 하다보면 굉장히 효과가 큽니다. 교수가 일방적으로 지적을 하거나 에프(F) 학점을 주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심리상태를 알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를 다니며 서울교구대학생연합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그는 학과 학생들로부터 '민주적인 교수'라 불리기도 한다고.

"교당을 다니면서 교무님들의 지도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미국사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행운이고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그에게 있어 교당은 슈퍼바이저(supervisor)가 되어준 셈이다.

남원시 수지면 죽산 박 씨인 그는 모태신앙인이다. "미국 유학 중 답답할 때 교전을 봉독하고 나면 교법이 제게 와 닿았습니다. 원불교는 진짜 내 종교예요. 박사과정을 하면서 진실한 교도로 거듭난 것이죠." 유학 당시 미주리주에서 시카고교당까지 7시간 걸렸지만 찾아가서 법회를 본 그다. 지금은 워싱턴교당이 45분 걸리는 곳에서 남편, 딸과 함께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남편도 같은 대학 동일학과 교수다.

교당 교무들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요즘 그는 미국대학 사회에 원불교 마음공부 프로그램과 도서보내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원불교를 알지 못하는 미국사회에 인프라구축을 하는 셈이다.

"미국 동부지역의 젊은 세대에게 원불교 도서 보급을 통한 원불교 알리기를 실천하고 워싱턴지역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2차 사업에서는 미국 전역의 도서관에 도서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대학 도서보급을 통해 원불교와 마음공부의 인지도를 확장해 나가야죠. 또 청소년들에게 마음공부와 선을 통해 불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교당, 미주선학대, 그리고 원다르마센터와 연계해 현지인 인재양성이 활발해지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그의 이러한 사업에는 상산 박장식 종사의 '해외교화 염원'의 뜻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 "청소년 마음살리기 운동으로 대학생과 청년들에게 선과 마음공부를 통하여 무시선과 영육쌍전의 정신을 체 받아 긍정과 감사의 마음이 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대학 내에 동아리 활동들을 통한 움직이는 교당(Moving Temple)의 확장이지요."

원불교 도서는 김주은 교도 외 여러 교도들의 도움으로 미국 국회도서관, 스탠포드대 등 9곳에 보급을 마쳤다. 또 듀크대와 존스홉킨스대 등 4곳에도 확인서를 기다리는 중이다. 앞으로 로욜라대, 해군사관학교 등 8곳에 2차 기증을 할 계획이다. 조지워싱턴대, 조지메이슨대, 메릴랜드주립대 종교관련학과 교수에게도 원불교 전서 및 주요도서를 보급했다. 특히 워싱턴교당에 다니다가 서부로 이사간 원수정(Sharon Murphy)교도의 북클럽에도 도서를 지원했다.

그는 올해 3월 메릴랜드대에 유도성 교무를 초청해 강연회를 진행했다. 주제는 '마음이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워싱턴교당에서도 Youth Retreat를 진행했는데 16명이 참석했어요. 주로 시카고, 뉴욕, 워싱턴청년과 메릴랜드대 학생들이었죠. 당시에는 서선애 교도의 지원으로 '리더십과 마음바라보기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마음공부로 만난 메릴랜드대 학생들을 원다르마센터 훈련에 보내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과 주 1회 만나는 것과 2박3일 훈련을 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납니다. 교당과 학교에서는 황상원 교무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마음에 관한 이야기나 학교생활의 어려운 점 등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호응도 좋습니다. 사실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 할 곳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영어로 된 마음공부에 관한 번역서가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한정적이라서 좀 아쉬운 면이 있어요."

앞으로도 '원불교 도서보급과 청년, 대학생 마음공부'를 펼쳐가는 것이 꿈인 그. "미디어와 좀 더 연계를 하고 싶고, 불교잡지인 〈Tricycle〉에 학생들의 수행담을 투고해 마음공부 확산의 통로를 마련해야죠." 그는 차분하게 그간의 활동을 이야기했다. 그의 모습에서 전법사도의 막중한 책임감을 행복하게 수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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