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나는 원불교 나포리교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국제티클럽'에서 교화를 도우며 원무활동을 하고 있다. 원불교와 인연은 원기81년 군산대학교 원불교 동아리 활동을 시작하면서 맺어졌다.
군 제대를 하고 군산교당에 법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당시 살고 있던 김제 집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2시간가량을 왕복해 다니면서 무척 행복했다.

법회를 통해 알게 된 좋은 인연들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법회도 빠지지 않았다. 교당 청년회 활동은 여러 인연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됐다.

또한 군산교당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학생 훈련의 지도교사를 담당하며 지도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요건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훈련 지도교사 활동은 나의 부족한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줬고, 함께했던 어린이·학생들의 솔직하고 순수한 모습은 나의 마음을 초심으로 돌아가게 했다. 훈련을 통한 서원반조는 나에게 큰 계기가 됐다.

처음 지도교사로 훈련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항상 훈련에 참가하는 대상이었던 내가 반대로 훈련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통솔하는 지도자의 입장으로 훈련에 임한다는 생각에 많은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처음 활동하는 터라 내 한마디에 훈련에 참가한 많은 학생들이 통솔된다는 생각에만 빠져 들떠있을 뿐,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책임과 행동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 못했다.

그때 나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과 지도자의 작은 실수가 많은 참가자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알게 됐다. 또한 훈련에 참가한 아이들의 질문을 통해 오히려 내가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동안 잊었던 '나의 첫 서원이 무엇이었나?'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진정한 신앙심, 공부심이 무엇인지를 조금씩 알아가는 발판이 되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교당활동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할 무렵 나포리교당 이진수 교무와 인연이 되었다.

군산 나포리에 있는 작은 오두막집에 찾아가 전종민 교도와 함께 인사를 올렸다. 그때 교무님이 차(茶) 한 잔을 주며 "문화는 교화를 하기 위한 징검다리이고, 우리의 신앙과 수행은 결국 문화로 승화돼야 한다. 교단은 아직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가 원불교 정신에 바탕한 문화 전문가로서 교화에 힘써보자"고 제안을 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같이 해보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이후로 나는 나포리교당에서 생활하면서 새벽기도, 아침 교전 공부, 저녁 염불 독경으로 마음을 챙기고, 공사시간에 교당의 모든 일들을 공유하며 해결해 나갔다. 원불교 법이 출가와 재가를 구분하지 않는 공부법인 것처럼 생활 속에서 교당 일을 통해 공부심을 키워나갔다.

나는 차(茶) 문화를 매개체로 교화에 앞장서고자 예다학 석·박사 과정을 이수했고, 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원불교와 함께 해오면서 좋은 스승을 만났고, 법을 받았다. 원불교 안에서 맺은 인연복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그 소중한 깨달음 앞에서 나는 원기93년에 원무를 지원하게 됐다. 원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교화현장에서 교리를 실천하는 재가교역자가 되기를 서원한 것이다. 지금도 스승의 가르침과 신심·공심·공부심을 키워 가며 원불교의 전법사도로서 교화에 힘쓰고 있다.

<나포리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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