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삶이 심농 법농 인농 잘 하는 것”

경산 종법사가 원기 93년 대각개교절 경축사를 발표했다(본보 4월4일자 1면 보도). 경축사에는 현실세계가 일원교화의 선도량이 되고 일체생령이 대불은을 입는 대선경․대낙원이 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산종법사는 이를 위해 심농(心農)․법농(法農)․인농(人農)의 세 가지 농사법과 실천 방안을 조목조목 밝혔다. 본보는 17일 경산 종법사의 세가지 농사법을 주제로 좌담을 펼쳤다.

◆ 좌담자
정숙현 : 교무 ․ 종로교당
안수중 : 교도 ․ 용인교당
최봉은 : 원무 ․ 남부민교당 교도회장
최선각 : 원무 ․ 북일교당
사회=최용정 : 교무 ․ 본사기자

▲최용정=이번 경축사 법문에 대한 각자 소감부터 이야기 하자.
▲최선각=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마음을 새롭게 하고, 법을 재조명하고, 내 주변의 인연관계를 내 몸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법문을 받들어야겠다.
▲최봉은=종법사님이 재창립의 비전을 수립하고 계시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종법사님의 심농, 법농, 인농은 좌산상사의 ‘맑고 밝고 훈훈하게’라는 법문과 같은 맥락이다. 나는 재가교역자로써 개척지를 하고 올해 3년차인데, 원기 100년 안에 3개 교당을 창립하는 것이 목표다.
▲정숙현=그동안 법회상 알리는 단계였는데, 원기 100년을 앞두고 출가 재가가 법을 실천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목조목 법문을 내려 주셨다.
▲안수중=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나는 진정한 원불교인인가? 원불교인이라면 실천이 없는 원불교인이 무슨 의미인가 하는 것을 반성했다.
▲최용정=경산종법사는 “보배로운 한마음을 찾아 잃지 않고 단련하고 길들이면 언제 어디서나 조화와 지혜와 복덕이 한량없다”며 “진공묘유한 이 마음을 찾아 지키면 거기가 바로 극락이며 해탈이다”고 말씀하셨다. 심농으로 심낙원(心樂園)을 누리자는 것인데, 심농(心農)을 어떻게 개발하고 실천할 것인가?
▲안수중=나는 원기 57년에 입교했으니까 햇수로 30년이 넘었는데도, 한 동안 교전읽기를 게을리했다. 그러다가 석달 전부터 교전읽기와 교리공부를 병행하면서부터 행동 하나하나가 체크가 됐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자꾸 챙기게된다.
▲정숙현=심농은 내 마음을 비워서 원래의 마음을 찾는 것이다. 내 마음이 안정되고 밝아지고 훈훈해질 때 내 식구들 뿐 아니라 교도들을 편하게 맞이한다. 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통해 내 이웃을 편안하게 하고 내 이웃이 편해지면 서로가 화합이 된다. 다 놓고 포용하고 다 줄 수 있어야 한다. 큰그릇이 되어야 한다.
▲최선각=나는 원기89년부터 총부에서 비가오나 눈이오나 기도를 했다. 오늘(17일)이 1441차이다. 지금은 송대법인 기도단을 조직해서 그들과 함께 새벽 4시반이면 총부에 들어와 기도하고 있다. 때로는 교무님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는 이 일을 대종사님께서 내게 주신 명령이라 생각하고 있다. 종법사님께서 심농의 법문을 주신 것은 어쩌면 내 마음을 꽤뚫어 보신 것이다.
▲최봉은=심농은 선과 기도를 수반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없다. 혜문을 중시해야 한다. 수행을 위해 걸어서 좌선에 나갈 수 있는 곳에 교당이 있으면 좋다. 이것이 내가 교당을 세우게 된 최초의 목적이다. 나는 봉사를 위해 교직에서 퇴직했다. 100년간 봉사하고 죽는다는 원을 세우고 있다.
▲안수중=소외감에 대해서 말인데, 내가 힘들 때 그런 감정나오더라. 소외는 남이 나를 소외시켜서가 아니고 내 혼자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다. 선을 하지 않으니까 힘들더라. 교전을 자주 대하지 않으니까 교리도 잊어 버리더라. 열심히 마음을 연마해야 한다.
▲정숙현=교무입장에서 보자면, 교무는 전체 교도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소심․대범한 교도들을 근기에 맞게 바라볼 줄 알고 개발할 줄 알아야한다. 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가 원하는 것을 챙겨 줄 때 그가 기뻐하더라. 그가 기뻐하니까 내 또한 기쁘더라.

“내 마음 밝고 훈훈할 때 서로 화목

교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죽은 신앙

교무는 인연을 법연으로 맺는 역할”


▲최용정=종법사님은 법문에서 “대종사님은 후천개벽시대에 일체생령을 남김없이 제도할 수 있는 원만한 교법을 내놓으셨다”며 “이 교법을 받들어 연마하고 실천하여 대종사님의 분신이 되고, 인류에게 행복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주는 스승으로 전법의 사도가 되자”고 말씀하셨다. 즉 교법이 바로 인류 행복의 길이며, 미래 희망의 길임을 제시한 법농(전법)을 어떻게 잘 전할 수 있을 것인가?
▲최선각=사회에서도 입 ․ 사법이 바로 서면 통수권자가 편하다. 행정이 바로 서면 온 세상이 평화롭다. 대종사는 입법을 교전으로 채웠다. 사법은 삼십계문이다. 원불교인은 30계문만 잘 지키면 된다. 교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죽은 신앙이다. 일상이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끝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최봉은=적어도 원불교인이라면 일원상에 대해서는 토가 떨어져야 한다. 일원상의 진리를 요약해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원불교는 무엇을 배우는 곳인가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를 하자. 똑똑히 알아야 가르칠 것이 아닌가? 아직 유무상을 구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그들에게 공부를 안시킨 것이거나 안했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방 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수요선방에서 교리학교를 한다. 여기에서 일원상을 먼저 깨치게 한다.
▲정숙현=옛날에는 입교를 하면 일상수행의 요법을 알아야 입교증을 줬다. 그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 교도가 처음에 기초를 모르면 해가 갈수록 기초를 물어볼 기회가 없다. 법을 깨우치지 않고 지혜를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초보자 때부터 알려줘야 한다. 종법사님께서도 법농을 가리켜 “우리가 먼저 교법을 받들어 연마하고 실천하여 대종사님의 분신이 되고, 인류에게 행복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주는 스승으로 전법의 사도가 됩시다”고 말씀하신 것도 기본교리를 행동으로 옮겨서 행동의 체험을 가지고 가르쳐 주는 것이 법농의 실천자이다.
▲안수중=캐나다 밴쿠버 교당에는 5분 스피치라는 것이 있어서 교도들이 제비뽑기로 돌아가면서 강연을 한다. 교도들 스스로가 교리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정숙현=교화에는 교리에 관한 한 학생이 어린이를 가르치고, 청년이 학생을 가르친다. 우리에게도 이와같은 제도가 필요하다.
▲최용정=“모든 사람이 나에게 복을 가져다 주고 지혜의 길을 가르쳐서 번영과 행복을 주는 부처님들임을 자각하고 인연농사를 잘 지어서 세세생생 거래간에 상부상조하는 인덕이 넘치는 삶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셨는데 어떻게 인농을 개발하고 인덕을 풍성하게 할 수 있을까요?
▲최선각=인농은 나 자신이 바로 서고, 결국은 나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행복해지게 하는 것이다. 내가 우선이 아니라 그를 향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사람농사 짓는 것이 어렵다. 원칙 ․ 순서 ․ 시간 ․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일어나는 것이 사람농사이다. 인농을 위해서는 상대의 처지를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안수중=학원의 상담실장이 나의 첫 직업이었다. 학생과 상담을 할 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최고상담이었다. 상담에는 나가 없다. 오로지 너만 있다. 그래야만 공감대가 형성된다. 교화의 방법에도 그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다.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주어야 한다.
▲정숙현=사람이 들어서 법으로 연결시켜는 것이 사람농사다. 교무의 직책은 법의 중계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교도들을 챙기고 법으로 인도해주는 것이 교무역할이다. 만난 인연을 법연으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무다. 그런데 교당 교무들의 일상은 너무 바쁘고 쪼들린다. 교도들에게 이러한 이미지가 알게 모르게 보여지는 것이 안타깝다. 아이들이 봐서 “야. 교무생활이 참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구나”하는 인상으로 비춰질 때 “나도 교무가 되고 싶구나”하는 생각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최봉은=대중에게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진리를 깨우쳐 주는 것이 교화다. 궁극적인 진리를 깔지 않으면 교화가 아니다. 결국 입교자에게 맨 처음 하는 것이 인과법문이다. 알아야 이야기할 수 있고 이야기 해야 공감 얻을 수 있고 공감을 얻어야 교화가 되고 법회에 나오게 된다.
▲최용정=즐거움을 가지고 교당에 다녀야 한다. 주변에서 볼 때 ‘저 사람이 무엇 때문에 재미있게 사는가’하고 궁금해서 교당을 찾아올 수도록, 행복한 삶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의 즐거운 삶이 인연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고 본다. 교법을 인격화하면 그 곳이 선 도량이요, 법 기운이 돌고 옆에만 가도 좋고, 향기롭다. 철저하게 교법으로 인격화할 수 있도록 교법이 스며들면 좋겠다. 어느 곳에 가든지 법향을 전하는 공부인이 되었으면 한다. 바쁘신 와중에 나와서 좋은 말씀 들려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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