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무활동의 보람 2

▲ 곽제명 원무 / 나포리교당
나의 현 근무지는 나포리교당에서 운영하는 (사)국제티클럽(이하 티클럽)이다. 티클럽에서는 차(茶)를 통해 인성교육, 예절교육, 차 문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나포리교당에서는 원기95년부터 문화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차 문화를 통한 교화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에 티클럽과 연계하여 전국 각 대학 차사랑 동아리의 창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교화모델을 제시했다.

원불교 동아리하면 종교적인 색깔이 너무 강해 대학생들이 쉽게 접근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차사랑' 동아리를 통해 녹차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염색체험, 다도교육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학생들을 모집했다. 교화는 성공적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차사랑 동아리에 가입하고자 모였고,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면접을 통해 학생들을 뽑기도 했다.

내가 원광대학교 차사랑 동아리 담당자로 있었을 때 동아리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교당에 방문하였고, 입교를 통해 연원을 달기도 했다. 그 중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어느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원불교에 입교를 하게 됐다, 나포리교당에 상주도 했다. 생활 속에서 교당 일을 통해 공부심을 키워나가는 학생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원기99년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교당에서 근무하는 박인국 교무와 결혼해 정토의 길을 간다는 연락이 왔다. 조금 놀랐지만, 그동안 신심을 많이 키워온 학생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는 교무님을 따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교당에서 대종사의 법을 전하고 있다.

또한 나포리교당에서는 지역교화와 더불어 문화교화를 추진한 결과, 교도회장을 비롯하여 현재 단장·중앙 임원들이 차를 통해 인연이 되어 교당의 크고 작은 행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자리고 귀하고 감사하지만 특별히 더 의미 깊게 생각하고 임하는 자리가 있다. 평생을 오직 한 길로 걸어온 교무들의 퇴임봉고식 오찬장, 대각개교절을 맞아 소태산 대종사성탑에 올리는 헌다례, 그리고 국내외 내빈들이 총부에 방문할 때마다 소박하면서도 격 있는 다도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감동인 동시에 보람이 크다.

연초에 종법사 신년하례 때 전국 각지에서 문화로 인연된 100여 명의 교도들이 내 등 뒤에서 종법사의 법문을 받들기 위해 청법가를 부를 때면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아마도 나 스스로도 '문화를 통한 교화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어서였지도 모른다.

그동안 티클럽을 통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동했던 일들이 결실을 본 듯하여 기쁨의 눈물을 흘린 것이다. 종법사 앞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나는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순간 감사의 눈물이 흘렀다.

문화를 통한 교화가 직접적인 교화까지 미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원불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문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원불교를 알리는 데는 차가 크게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문화라는 교화 텃밭에 작은 씨를 뿌리지만, 이 씨가 싹을 틔워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일꾼으로 클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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