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마음산책에 참가한 7쌍 부부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온생취 대화법'으로 배우자에게 감사와 고마움을 전했다.

'속마음 알아가는 행복한 부부 여행'

 

'공인된 공식 커플'인 부부. 인생의 동반자로 그 누구보다도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것만 같은 부부에게도 서로의 속마음을 알아가는 데에는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온생취 대화법'이 필요했다. 7월25일, 대전교당에서 진행한 소태산마음학교 '부부마음산책'엔 7쌍의 부부가 참석해 그들만의 생생한 '행복 톡(Talk)'이 펼쳐졌다.

공감과 대화로 풀어가는 부부의 사랑
"불편해도 한쪽 손은 꼭 잡고 대화합니다." 최정풍 교장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린다. "어이구 좋아라, 남편에게 이렇게라도 붙잡히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적지 않은 시간 부부로 살아왔지만 손을 잡고 눈 마주치는 것이 어색한 듯 프로그램 내내 웃음꽃이 만발했다.

최정풍 교장은 "첫 과정인 '공감과 대화'는 '온생취 대화법'을 학습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처음 기획할 때는 5쌍을 넘기지 않으려 했다. 그만큼 부부사이엔 쌓아놓은 감정들이 많고, 따뜻한 공감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기다림의 소통을 강조했다.

프로그램은 부부간 '팀명칭'을 정하고 간단한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12항목의 설문내용을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 ▷나는 평소 배우자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다 ▷나는 배우자의 마음을 잘 느끼고 안다 ▷나는 배우자와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낀다 ▷부부사이의 불편한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다 ▷나는 배우자에게 솔직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나는 배우자에게 감정이나 생각을 자주 표현한다 ▷나는 배우자 이외의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더 편하다 ▷나는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의사를 잘 표현한다 ▷왜 배우자가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를 잘 안다 ▷평소 배우자와의 대화가 충분하다 ▷배우자와 대화할 때 감정을 잘 조절한다 ▷나는 배우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한다.

이어진 '마음열기' 시간에는 각자 참가한 사연들을 소개하고, 조건중 교무가 진행하는 '공놀이와 마음공부'로 긴장을 풀어냈다. 부부들은 서로 마주한 채로 앉아, 상대편 부부가 공을 받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30분간 마음껏 웃고 뛰놀다 보니 교실이 후끈해졌다.

최 교장은 "우리네 속담에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말이 있다. 남편과 아내가 공을 주고받는 것은 '대화'를 의미하고, 중간에 방해하는 것은 그 대화를 가로막는 '장애요소'이다"며 "장애란 각자의 감정상태이며, 현재의 내 마음이다. 아무리 찰떡같이 얘기해도 내 처지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부관계 개선의 핵심이며, 결론이라 정의했다.

흔히 화가 몹시 나 있는 배우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 해도, 표현이 서투르거나 적절한 단어 찾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밥 먹었어?"란 말 속에는 사실 '화해'가 담겨져 있다. 이를 '속마음'이라 말한다.

'온생취 대화'란 '일단 멈춰서(온전한, 정신수양), 깊이 생각해서(생각, 사리연구), 잘 표현한다(취사, 작업취사)'는 세 가지 마음공부이다. 부부의 마음이 너무 멀어져 있으면 뜻이 정확히 전달되기 어렵고, 마음에 골이 깊어져 있거나 감정이 차 있으면 튀겨 나가 버린다. 온생취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는 힘이 길러진다.

상대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훈련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말은 의미가 없다.' 2부 '자기야 말이야' 과정은 마음으로 듣는 훈련이다. 부부는 그동안 힘들었던 일, 즐거웠던 일, 미안했던 일, 고마웠던 일을 하나씩 꺼내본다. 처음엔 무관심에서 점차 일심으로 상대의 말을 듣는다.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고, 몸을 맞대며 대화한다. 적절한 끄덕임과 추임새가 필요하다. 상대의 말에 공감하며 경청하는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 시도해보는 부부도 있다.

이때 중요한 방법이 있다. 상대의 말을 들을 때, 일단 내 마음을 멈추고, 지금껏 가지고 있던 생각과 기분을 내려놔야 한다. 상대의 말을 듣지만 동시에 내 마음을 끊임없이 비워내야 한다. 이내 부부들은 눈시울을 적시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자랑스러워요'란 말이 저절로 나온다.

3부는 '꼬였던 대화를 온생취로 풀어보기'이다. 서로의 대화 속에 오래전부터 쌓여왔던 상대의 마음, 미처 하지 못했던 말, 말 이전의 감정들을 네모칸에 적게 한다. 네모에 적힌 마음이 진짜 속마음인 것이다. '속 마음알기 훈련'을 마친 부부들은 '당신에게 쓰는 감사의 마음편지'를 배우자에게 읽어줌으로써 사랑의 메시지를 전한다.

동대전교당 양정신 교도는 "내 마음을 알아달라는 마음이 컸다. '나만큼 남편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생각했다"며 "오늘 훈련을 통해 남편도 나에게 서운할 수 있음을 알게 되니 많이 미안해졌다. 생각했던 이상으로 남편이 훌륭한 존재임을 알게 됐다"고 감상을 전했다. 남편인 이철원 교도도 "먼저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주 사랑을 표현해야겠다"며 "마음공부는 사실적인 동시에 매우 세밀한 공부임을 깨달았다"고 생활 속 실천을 다짐했다.

최 교장은 부부들에게 유무념 대조표를 나눠주며, "인격변화까지 가야 한다. 한 달 동안 각자의 유념사항을 기재해 다음 만남 때 공유하도록 하자"고 당부한다. 소태산마음학교 부부마음산책은 2회기에는 갈등해소, 3회기에는 미래설계 과정으로 부부마음공부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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