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알리는 행복대학
지역신문 광고 등 적극 홍보
자치회 결성, 활기 기대


원불교 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원기99년 원불교사회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처음 조사했던 원기95년보다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가 6,9% 낮아졌다. 이는 원기98년과 비교해 봐도 7,1% 낮아진 수치이고, 전혀 모른다는 사람 또한 28%에서 35.2%로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적잖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원음방송이 전북, 부산, 서울, 광주, 대구 순으로 개국을 했고 사회복지기관 및 병원, 교육기관 등이 많아졌다. 군종교화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교당에서 어떻게 교화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생각하게 한다.

흔히 원불교를 4대 종단의 하나라고 하지만 우리 국민 대다수가 원불교에 대한 인지조차 할 수 없다면 정신개벽으로 어떻게 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이 생각에 인구밀집 지역인 서울에서 원불교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교화전략이었다.
그래서 잘 갖추어진 법당과 엘리베이터가 있는 강점을 활용해 시작한 것이 행복대학이었다.

물론 이는 교당을 지역사회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고자 했던 취지와도 부합되었다. 여기에는 100세 시대를 대비하고 대체로 시간이 여유로운 어르신을 통해 3040세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장기적 계획도 포함되었다.

우선 6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신바람건강노래교실'을 운영하면서 다른 노래교실과의 차별화를 위해 선요가 및 명상 시간을 기획했다. 그리고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노래교실에 주민들이 많이 몰려 대기자가 많다는 사실에 우리도 문을 열면 쉽게 모집이 될 줄 알았다. 처음에 교도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러다 번동복지관 노래교실 회원들에게 홍보하고 나서는 40여명이 모여 행복대학 입학식을 갖게 되었다. 이후 전단지를 만들어 동네 뒷산에 올라가 홍보하고 지역 노인회를 찾아다니며 홍보를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지역주민들에게 원불교라는 벽은 높았다. 현수막을 보고 먼저 입학한 분들이 주위에 함께 가자고 하면 "원불교 믿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선뜻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합력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던 교도들은 하나둘 씩 빠지고 지역주민이 들어오지 않는 지지부진한 석 달여의 시간은 참 지루한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다닐 인력도 없어서 답답했던 차에 성북신문 및 시사프리 등 지역신문에 광고를 냈다. 그러자 예상 외로 전화 문의가 늘고 실제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13명이 새로 오기도 했다.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은 행복대학에 동력이 돼 점차 활기를 띠게 됐다. 6개월째 접어드는 행복대학은 현재 118명이 등록 접수했지만 50여명 정도가 참석을 하고 있다. 처음 입학식 할 때와 수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입학식이라는 행사를 위해 수동적으로 참석했던 분들이 점차 빠지고 지금은 자발적으로 행복대학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수강생들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상호 친목을 도모하고 결속을 다지는 야유회를 9월1일 계획하고 있다. 야유회를 다녀오면서 자치회를 결성할 예정이다. 행복대학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자치회를 결성하고 회장단을 뽑아 자발적인 활동과 모임을 할 수 있게 되면 행복대학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되리라 기대해 본다.

지금 이렇게 한 숨 돌리게 되는 행복대학이 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가 몇 가지 있다. 수강료를 받으려 했던 점, 60세 이상으로 나이를 한정하려 했던 점, 학기제를 운영하려 했던 점, 소극적 홍보 등은 6개월을 지내오면서 터득한 소중한 경험이 됐다.

<송천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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