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다는 것은 그것이 차지하는 공간이 적다는 뜻이거나 그것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여 대수롭지 않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늘 허술히 보이거나 무시당하여 뒷전으로 밀려나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을 말한다.

그러나 진리에 귀의하고 그것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우리는 이 사소한 것의 가치에 대하여 냉철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은 언제나 작고 미미하고 사소한 하나의 의심에서 출발되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를 인류가 만든 가장 훌륭한 제도라는 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국가의 권력이 나온다는 것을 인정하고 명시한 대목에 있다. 이것은 사소한 것이야 말로 위대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뜻이 된다. 지금 우리는 4대 종단에 들 만큼 그 몸집이 방대하여 졌다. 지금이 바로 큰것에 묻혀 작은 것을 놓치거나 사소한 것은 허술히 보는 제도나 행태가 없는지 살펴야 할 시기다.

교도의 4대 의무와,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일상수행의 요법 등은 대종사님의 제자라면 너무나 당연히 지켜야 될 것이기에 오히려 사소해 보이고 그래서 소홀한 경향이 없지 않다. 이것을 충실히 지켜 가는 것이 참 신앙이고 그것을 점검하고 독려해야 하는 것이 교역자의 의무다.

그런 것들은 간과하고 공부니 사업이니 교화니 하는 건 사상 누각이 되기 십상이다.

교무의 이동이 있으면 많은 교당이 소용돌이를 친다.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해야 된다는 사소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민주적인 교단이 되기 위해서 교도의 권리와 의무를 명백하게 해주어야 한다. 민주주의 대신 교도주의라고 불러도 좋다. 각 단의 단장은 단에서 선택하고, 교당의 회장은 교도들이 뽑도록 해주자. 자기가 해야 될 사업의 선택과 규모는 자기들이 계획하여 추진하도록 해 주자. 그러면 민주주의 위대함이 교도주의의 위대함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우선은 느린 듯이 보여도 더 빠르고 더 쉽고 진리에 맞는 길이다. 처음은 서툴고 몇 번의 실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잘해 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역자는 대종사님의 가르침을 혼신을 다해 가르치는 것으로, 또 열과 성을 다하지 않는 교도를 열성을 다 하는 교도로, 잘 못 배워 잘 못 알고 잘 못 행하는 교도를 바른길로 인도 하는 것으로, 주 임무를 삼아야 한다.

수십 억 짜리 사업을 계획 하는 쪽은 교단이나 교구이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일은 교도의 몫인 이런 형태의 갖가지 상황은 개선 되어야 한다. 그런 방식의 교당 운영 그런 방식의 공부 사업 교화 등이 양쪽을 모두 얼마나 피곤하게 하고 효율성이 떨어지는가는 이미 수없이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주인이 주인의 행세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모든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교도 한사람 한사람의 힘은 사소하지만 그것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 때 위대한 것이 된다.

<진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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