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덕 교무/원불교100년성업회 사무총장

대적공의 원100 서울대회
한국, 원불교 성지로 선포
대종사 새롭게 모시는 계기

원불교 100년 여름은 뜨거웠다. 매년 8월 첫째 주, 성지도보순례 재가·출가팀은 폭염도 마다하지 않고 10번째 성지도보순례를 했다.

익산총부를 출발하여 김제~봉황~원평~금산사~화해~승부~상동~정읍을 거쳐 덕천교당까지 이어지는 3박 4일의 도보길. 온몸으로 땀을 쏟으면서도 무엇이 이토록 이분들을 미소로 이끄는 것일까? 성자혼을 체받는 기쁨, 스스로의 신심을 온몸으로 검증하는 체험, 그리고 그 길이 혼자가 아닌 서로를 챙기는 도반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원불교100년기념대회(원기101년 5월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를 앞두고 간절한 기도 속에서 맞이한 성지도보순례의 깨침 하나는 소태산 대종사를 은혜의 성자, 생활 속의 부처님으로 세계인이 다함께 모셔야 할 사명이었다.

탄생지이며 대각지인 영산, 제법성지인 변산, 전법성지로서의 익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한류 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에서 소태산 대종사를 마음껏 드러내고 싶다. 서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이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국제도시이다. 이곳에서 "한국은 원불교의 성지이다. 한국은 새 세상을 열어주신 새 성자 소태산 대종사의 탄생국가"라는 긍지를 담아 알리고 싶다.

인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 성지이며, 이스라엘은 예수님의 기독교 성지이고, 중국은 유교와 도교가 발생한 정신의 뿌리라는 지구촌의 인식이 있다. 일찍이 한국은 단군왕검의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의 큰 사상으로 시작하여 수천 년간 불교, 유교, 도교, 천도교, 기독교가 함께 하고 원불교가 탄생한 융화의 터이기도 하다.

식민지 지배와 내전을 딛고 한 세대 만에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지원국이 된 '유일한' 나라.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제도적 민주주의를 만든 나라. 한글이라는 자국 고유한 언어 문자를 가지고 세계 문맹률 평균 10%에 비해 1.7%인 지식평등을 이룬 곳이 한국이다. 그러나 민족의 분단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OECD 회원국 중 9년째 연속 자살률 1위를 기록하며 마음의 상처를 한 움쿰씩 안고 사는 곳이 대한민국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원, 상생, 은혜의 종교 역할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산종사는 "나는 평생에 기쁜 일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이 나라에 태어남이요, 둘째는 대종사를 만남이라"고 한 말씀을 곰곰이 새겨본다. 대종사가 한국은 "장차 세계의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될 것이다"라고 한 뜻을 묵상해 본다. 이 말씀은 상처받은 이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단순한 도덕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보고 우리에게 던져주신 숙제라고 생각한다.

누가 이 일을 남 먼저 알고 사명감으로 실천할 것인가? 어느 단체가 이 일을 책임지고 힘든 길을 재촉해서 세계 속 정신의 지도국으로 이끌 것인가? 그 주인공은 나의 서원이고, 그 실천자는 우리들이고, 그것을 우리 원불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기101년 서울기념대회준비위원들은 8월 폭염 속에 함께 걸었던 '성자의 혼을 찾아서' 성지도보순례팀을 지난주 서울로 초청했다.

대종사께서는 익산총부 건설 이전인 원기9년 3월에 처음 상경하여 원기28년 마지막 상경까지 만 19년간 1백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서문성, 원불교 경성교화편) 우리 일행은 "수도원 기지로는 하늘이 주신 곳이다"라고 한 경성지부 최초의 교당자리인 삼선공원에서 그 흔적을 찾아 심고를 올리고 봉도청소년수련원과 서울교당을 찾아 원불교 100년 서울대회를 고했다.

대적공의 원불교 100년 서울대회, 한국을 원불교 성지임을 선포하는 역사는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약속이고, 봉공에 대한 서원이고, 새 부처님 대종사님을 새롭게 모시는 작은 효행이 될 것이다.

원불교 100년 서울기념대회는 서울로 가는, 세계로 향하는 성지 순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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