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명 교도/거창교당
모든 부처와 성자들의 본의는 무엇인가. "너희들 사이좋게 잘 살아라" 또는 "천 가지, 만 가지로 벌어진 모든 일은 네가 짓고 네가 받는 것이니, 마음을 잘 써서 좋은 말, 바른 행동으로 복을 짓고 받으라"는 것이 아닐까. 입교 3년차 새내기 교도인 나에게는 여러 가지 놀라운 일이 많다. 우선 〈원불교전서〉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여태껏 이렇게 좋은 경전이 있었는데도 이를 알지 못했다.

책읽기를 좋아해서 잡다한 책을 많이 보았지만 〈원불교전서〉와의 인연은 닿지 않았다. 천만다행으로 좌산 이광정 상사의 〈마음수업〉을 늦게나마 접하고 원불교와 인연이 되어 교전을 읽게 되었다. 첫 장부터 가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책이야말로 올바른 삶의 길, 성불제중의 길로 이끄는 '진짜'임을 단박에 느꼈다. 전서를 연이어 세 번째 읽고 있을 때, 인터넷 법문 사경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경하는 방법을 물어보니 입교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해서 바로 입교하여 6회 사경을 했다. 사경을 하니 공부가 더 잘 되고, 공부를 할수록 교전의 내용이 놀라워서 여러 사람들에게 〈원불교전서〉를 선물했다. 〈정전〉은 따로 타이핑해서 인쇄한 뒤, 차에 싣고 다니면서 만나는 인연마다 나눠 주었다.

그런데 이 교전이 얼마나 좋은 책인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에 충격이었다. 소를 물가에 데리고 가는 것은 할 수 있지만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니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 모습을 접하니 선친이 내게 자주 당부했던 말이 생각났다. "만들어 내는 사람도 있는데 만들어 놓은 기계를 제대로 쓰지 못한 데서야 말이 되겠는가?"

소태산 대종사는 모든 중생을 위해 이렇게 좋은 법을 온갖 정성으로 내놓고 '도 이루는 일이 밥 먹기보다도 쉽다'고 얘기해 주었다. 이렇듯 성불을 향한 넓은 길을 닦아주었는데 그 길을 알고 제대로 가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아쉽고 한스럽지 않겠는가. 나라도 크게 반성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대종사의 큰 은혜에 보답하고자 다짐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처럼 쉽고 분명하게 진리를 설파한 사례가 있을까? 추호도 의혹됨이 없이 인과보응 되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행하기만 하면 나날이 새로워지는 진공묘유의 사실적 도덕의 훈련은 바로 이 자리에서 낙원생활이 이루어지게 이끌어주고 있다. 이러한 사은 사요, 삼학 팔조로 잘 짜인 원불교의 신앙과 수행법은 무시선을 바탕으로 천여래 만보살을 배출하여 미래 세상을 완전한 낙원으로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한다.

'도 이루는 법은 알고 보면 밥 먹기보다도 쉽다'고 가르쳐준 소태산 대종사는 사실로 '백억화신의 여래이며, 집군성이대성'이 아닐 수 없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대충 공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하면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고 찾아보니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원불교학과가 개설돼 있음을 알고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나는 아예 1학년으로 입학하여 학과와 마음공부에 진력하고 매순간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본래마음을 챙기기를 유념하며 살고 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허공을 보아 적적한 마음의 체를 삼고,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어 성성한 마음의 용을 챙겨 일상생활에서 부딪치는 어려움은 업장소멸과 공부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그러니 모든 역경은 오히려 감사의 대상으로 변하고 순경은 또한 널리 복 짓는 기회로 활용됐다. 대종사의 가르침은 구구절절 너무나 완벽했다.

고령화시대 베이비붐 1세대들이 은퇴하여 마땅히 갈 바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엄청난 자원을 잘 이끌어 '대종사의 본의' '제불제성의 본의'를 잘 알고 실천할 수 있게 원불교와 인연 맺게 하는 일이 나의 사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부모 세대는 6.25전쟁의 잿더미 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뤘다. 이제는 내가 그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대종사가 교법으로 제시한 '마음사용법'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원무가 되고자 하는 나의 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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