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용어

〈장자〉 천도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제나라 환공이 옛 성인이 지은 책을 읽는데, 윤편이라는 사람이 수레바퀴를 깍다가 환공에게 "왕께서 읽는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합니다"라 했다. 환공은 노하며 "목수 주제에 어찌 그 말을 할 수 있는가"라며 합당한 대답이 아니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윤편이 말하길 "제 일로 미루어 말씀드리건데, 수레바퀴를 느슨하게 깎으면 헐거워 견고하지 않고, 꼭 맞게 깎으면 빡빡하여 들어가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도는 손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낀 것이요,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교묘한 기술은 그 사이에 있으니, 제 자식에게도 말이나 글로 그것을 깨우쳐 줄 수 없습니다. 옛 성인도 말로는 전할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죽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왕께서 읽고 있는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라 한 것입니다."

소태산 대종사도 제자들에게 "나의 법을 붓으로 쓰고 입으로 말하여 후세에 전하는 것도 중한 일이나,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만고 후세에 이 법통이 길이 끊기지 않게 하는 것은 더욱 중한 일이다(〈대종경〉부촉품18)"고 했다. 소태산이 직접 〈정전〉을 편찬했다 할지라라도 결국 그것을 다시 깨닫는 일은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 노력해서 터득해야 할 일이다.

〈정전〉에서 밝힌 '감각이나 감상을 기재시키는 뜻은 그 대소 유무의 이치가 밝아지는 정도를 대조하게 함'이란 의미를 우리는 여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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