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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의 삶 20 / 서울회관 한울안생협·전남대 대학생협, 소비자가 주인 되는 시대
대안의 삶 20 / 서울회관 한울안생협·전남대 대학생협, 소비자가 주인 되는 시대
  • 민소연 기자
  • 승인 2015.08.28
  • 호수 17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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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소비, 생명운동 실천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운영 24년째인 한울안생협은 서울시 동작구의 생활재 명소로 자리잡으며, 지역교화와 원불교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있다.
▲ 한울안생협 흑석점이 주택가와 대규모 아파트단지 인근으로 최근 이전했다.
▲ 전남대학교 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문구와 기념품 가게.

생산자의 이름을 내걸어 신뢰를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중간마진을 없애는 것. 그야말로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모든 소비자들의 희망이자 바람이 실현되고 있다. 먹거리를 넘어 생활재에서도 친환경, 웰빙을 찾는 똑똑한 소비자들의 최종 선택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우리 삶에 한껏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유기농업 지지와 유기농산물의 도농직거래를 추구하고, 공동체·두레를 통한 공동구매, 환경과 공해에 대한 문제의식과 생명에의 관심을 실천하는 생협은 몇만원의 가입비용으로 조합원이자 주인이 되는 적극적·윤리적 소비의 실현이다.

한살림·아이쿱·두레 주요생협 매출 1조원

한국 생협의 역사는 1980년대 한살림이 생명운동을 위해 개설한 도농직거래 상점이 그 시작이다. 자본주의의 그늘 아래 농촌의 붕괴 현실을 우려해 나온 대안으로, 당시 생활운동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었던 시대적 상황도 그 배경이었다. 이에 1988년 '한살림공동체소비자협동조합'이 출범하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운동이 됐다.

그러나 운영 노하우 부족 등으로 한차례 실패를 겪은 이후 생협들은 힘을 연대해 새로운 모색한다. 마침 안전한 먹거리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1990년대 후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수도권사업연합회'와 '21세기생협연대'가 창립되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 두레와 아이쿱 각각의 전신이다.

2000년대 들어 '행동하는 소비자'에 대한 인식이 커지며 생협은 더욱 알려지게 됐다. 2010년대에는 사회적경제와 윤리적 소비가 확산되고, 생협 뿐 아니라 각종 협동조합이 생겨나면서 그 원류인 생협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우리 사회의 생협은 현재 오프라인 매장 기준 한살림 190여개, 아이쿱 170여개, 두레 110여개며, 주요 생협의 매출이 연 1조원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생협의 확산에 따라 친환경농산물 시장 규모 역시 2014년 3조1373억원에서 2020년에는 2배가 넘는 7조4749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위해 힘을 합친 조합원들의 연대가 농촌까지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생협은 일반대학에도 파고들었다. 1988년 서강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에서 구성된 대학생협은 1990년 광주 조선대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전국 30여개 대학에 조직된 생협은 학생은 물론, 교수와 직원 등이 조합원이 되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카페나 슈퍼는 물론, 서점과 문구점, 기념품점도 운영하고 있는 전남대학교 협동조합은 2007년 만들어져 작년12월 기준 조합원이 1만1천여명에 이른다. 공과대학 정호진 회장은 "프랜차이즈 일색인 학교들이 많은데, 우리 학교 생협은 내가 낸 조합비로 운영되고, 출자금도 졸업때 돌려주며, 그 이익도 내게 돌아온다는 인식이 있어 반갑게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단이 앞장서 이끈 생협운동

이제는 생명운동과 윤리적 소비를 상징하는 단어가 된 생협은 원불교가 오랜 역사로 앞장서서 이끌어온 대안이기도 하다. 서울회관에 '한울안생협'이 문을 연 것은 1992년, 생협의 초창기였다. 당시 친환경이나 직거래 개념이 막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에, 한울안생협은 적자에 시달려 1995년 폐업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생협의 가치와 의미, 필요성에 대한 혜안으로 서울교구 봉공회가 출자금을 조성, 이후 2004년 정식법인으로 재창립하게 된다.

현재 한울안생협은 서울회관 본점과 함께 흑석점, 대방점, 노들역점으로 총 4개가 운영되고 있다. 두레생협에서 공급하는 2천여가지의 생활재들이 매일 새벽 들어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소비자들을 만난다. 25일에는 2호점인 흑석점을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옮겨 주민들에게 더 가까운 제2의 도약을 꿈꾼다.

1995년부터 20년째 자리를 지켜온 전경진 상무는 "초기에는 서울교구 교당이나 교도들이 주로 이용했는데, 현재는 매장이 늘어나 일반인 비율이 70~80%에 달한다"며 현황을 전했다. 또한 "생협 자체가 마진이 적고 비영리 목적이라 경영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면서도 "생협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요,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상생의 현장이다"는 필요와 당위성도 밝혔다.

전국 교당·기관 물품판매

한울안생협은 교당이나 기관에 좋은 생활재를 공급하는 역할도 해왔지만, 원불교의 생명운동과 천지은 실천을 이끌어오며 교화에도 큰 힘이 됐다. 매년 2차례 열리는 보은장터에서는 물론, 가락이나 대치, 잠실교당의 '생명환경은혜 나눔장터'에 힘을 보태 지역교화와 원불교 이미지 제고에도 역할하고 있다.

우리 교단의 물품을 판매하는 한울안생협만의 독자품목도 큰 의미다. 영산식품이나 만덕산 효소식품, 고흥교당 유자나 구로교당 장류, 구산교당 약용스킨 등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원불교 가치도 높이고 전국 교당도 살리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대전충남교구나 익산 정토회관, 전주교구에서도 생협 설립을 고민한 바 있다.

전 상무는 "전국 교구는 물론, 주택가와 가까운 교당에 생협 매장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울안생협 지점으로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국의 교당이나 기관에서 만드는 물품을 서로서로 판매해주고 소비해주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으로도 생협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울안생협 본점 박영희 점장은 활동가의 가치에 대해서 덧붙였다. 그는 "활동가가 되고 나서 유기농,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아이엄마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협 이용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데, 교단적으로도 관심과 움직임이 커지길 바란다"고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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